2009년 8월 27일 목요일

치통에서 암까지… 음악은 약보다 좋은 '진통제'

치통에서 암까지… 음악은 약보다 좋은 '진통제'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요즘은 기분 전환 수준을 넘어서 음악이 진통제를 대신한다. 치과 수술 후 심한 통증, 화상환자의 살을 떼는 듯한 통증, 항암 치료 후 견디기 힘든 통증 등에 음악이 진통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전양현 경희대치과병원 교수는 "만성 치통 환자는 수시로 통증을 호소하지만 진통제를 매일 복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다양한 대체 요법을 쓰는데, 음악치료가 진통 효과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성재 고대안암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는 "암환자, 화상환자, 치통환자 등 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부작용으로 간이나 위장 손상을 겪으며, 특히 강력한 진통제인 모르핀 계열은 신장이나 폐 등을 망가뜨린다"며 "진통제의 대체 요법으로 음악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이 통증을 어떻게 감소시킬까? 신체 일부가 손상되면 파괴된 부위의 세포에서 통증유발물질이 분비되며, 이것이 뇌에 전달돼서 통증을 느끼는데, 어떤 방법이든 통증유발물질이 뇌에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면 '아프다고 느끼지 않는' 상태가 된다. 여기서 통증유발물질 전달을 막는 수단으로 음악이 활용되는 것이다.

강경선 성신여대 음악치료학과 교수는 "환자에게 적절한 음악을 들려주면 뇌에 있는 마취수용기라는 부분을 자극한다. 여기서 분비되는 마취물질이 통증유발물질이 전달되는 통로인 '뉴런'의 활동을 억제시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감소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음악진통제'는 실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암 통증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한방음악치료센터가 혈액암환자들에게 석 달간 매주 2회 악기연주치료를 실시한 결과 환자의 통증이 뚜렷이 감소했다. 환자들은 "살갗이 아픈 증상이 나아졌다", "두통이 개운해졌다" 등의 응답을 했다.

한세대학교 음악치료학과팀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말기 암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2회씩 음악진통치료를 한 결과, 통증이 치료 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함봉진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음악 자체가 마취작용을 해 통증을 줄여주는 동시에 불안감과 우울증 등을 잊게 하는 심리적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수술 후 통증

음악은 수술할 때 마취약을 덜 쓰게 할 수 있다.

임정애 건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가면 대부분 불안감 때문에 혈압이 올라간다. 혈압이 오르면 마취약을 많이 써야 하는데, 이 때 음악을 들려주면 혈압이 낮아져 마취약을 덜 써도 된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수술실에서 17일 환자에게 마취 전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음악을 들으며 마취를 하면 마취약을 덜 쓸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사 spphto@chosun.com

마취약을 덜 쓰면 수술 뒤 환자가 마취에서 빨리 깨며, 깰 때 통증도 덜하다.

◆치통

김경숙 성신여대 음악치료학과 교수팀이 충치치료·신경치료·임플란트·교정치료를 받는 치과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더니, 치료시 선호하는 음악을 들은 환자가 통증을 훨씬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악을 들으며 마취를 했을 때 환자의 몸부림과 구토 증상이 현저하게 줄었고, 마취에서 깨는 시간도 빨랐다.

◆화상통증

한강성심병원에서 2007년 화상 입원환자 6명에게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30분씩 10회 들려준 결과 평균 25%의 통증 완화 효과가 있었다.

이병철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화상 환자의 약 84%가 모르핀 등의 강한 진통제를 투여해도 통증과 가려움증 때문에 심하게 괴로워한다. 음악 치료의 통증 감소효과는 진통제 투약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만성통증

리타 콜웰 미국 메릴랜드대 생명공학연구소 교수팀이 자궁내막증 치료 뒤 만성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음악을 들려줬더니 통증을 느끼는 '통증 지각 지수'가 23% 감소했다.

강경선 교수는 "만성통증 환자에게 악기를 연주하게 하거나 음악을 감상하게 하면 실제로 상당한 통증 감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아침에 허리 뻣뻣할 땐 추간관절증 의심

아침에 허리 뻣뻣할 땐 추간관절증 의심


“28세의 직장여성이예요. 얼마 전 출근준비를 하면서 스타킹을 신다가 갑자기 허리가 삐끗하더니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요.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고 세수조차 힘들며, 허벅지 뒤까지 아파요. 디스크가 아닐까 하는데요. 젊은 나이에도 디스크가 걸리나요?”

최근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 환자가 던진 질문이다. 디스크를 포함한 허리통증은 성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한다. 30~40대의 직장인이나 주부들의 경우 불편한 자세로 장시간 많은 업무와 집안 일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특히 허리통증을 많이 호소하게 된다.

요통은 대부분의 경우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좋아질 수 있는데, 요즘과 같이 사회 경제 여건상 하루, 이틀 동안의 휴식도 취하지 못할 경우 허리의 통증이 만성화될 위험이 높다.

요통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추간관절증이 있는데, 이것은 척추 뼈 뒤쪽에 있는 관절에 이상이 생겨 염증이 생기고 이곳을 지나가는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또, 잘못된 자세나 심한 운동으로 근육이 다치고 수축돼 관절이 제자리를 벗어나 병적 상태로 가는 경우도 있다.

추간 관절증이 있으면 척추 뼈 주위가 아프고, 손가락으로 누를 때 특히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동시에 엉덩이와 허벅지의 뒷부분이 뻐근하게 아픈 경우가 많고 때로는 장딴지까지 통증을 유발한다. 이런 추간관절증은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없는 점이 디스크와 다른 점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굳고 아파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지만 몸을 움직이고 시간이 지나면 큰 불편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몸을 뒤로 젖히거나 허리를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다.

추간관절증의 치료는 영상투시장치를 보면서 문제가 되는 추간 관절사이의 공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추간관절차단술이 있다. 추간관절증으로 발생한 요통의 경우 치료를 받는 즉시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이밖에 관절을 강화시키는 프롤로치료법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으로 평소 올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휴식을 통해 요통의 발생을 막아야 한다. 특히 통증을 느낄 경우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통증이 만성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당신이 아는 ‘癌 음식상식’ 모두 틀렸다

당신이 아는 ‘癌 음식상식’ 모두 틀렸다


“우리가 아는 암 관련 음식 상식은 모두 틀렸다.” 놀랄 만한 지적이지만 사실이다. 식품을 한 면만 단편적으로 보거나 부분적인 사실을 마치 전체의 것인 양 부풀려 알린 탓이다. 예컨대 ‘달걀은 완전식품이다.’, ‘된장찌개는 암을 예방한다.’는 등 속설 수준의 상식이 여기에 해당된다. 대한암협회와 대한영양학회는 최근 공동으로 이런 ‘반(反)상식’의 식품 역학연구 결과를 모아 ‘항암식탁 프로젝트’(비타북스 펴냄)란 책을 펴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116가지 음식 중 암과 관련이 있는 33가지의 항암 및 발암 효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국내의 저명한 의학 및 영양학 전문가들이 3년간 역학 및 실험을 통해 집성한 성과다. 그들은 “정말 암이 두렵다면 식탁을 다시 차리라.”고 권고한다.

●쌀밥·식빵·피자 그리고 라면

한국인의 주된 열량 공급원인 쌀밥의 암 연관성은 없다. 그러나 쌀밥의 탄수화물이 대장암을 유발한다는 우려는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또 쌀밥을 먹으면 혈당 상승을 나타내는 글라이세믹 지표와 부담치가 올라가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도 근거가 있다. 그러나 쌀밥이 전립샘·방광·난소·췌장·자궁내막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 쌀밥으로 인한 문제는 현미나 잡곡으로 대체하면 상당부분 상쇄된다. 잡곡밥이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예방한다는 근거는 없으나 현미 등 도정하지 않은 잡곡류가 대장암의 위험도를 낮출 수는 있다. 콩은 잡곡류와 달리 암과의 연관성이 크다. 주성분인 섬유소와 이소플라본이 유방·전립샘암 발생 위험을 낮춰준다. 식빵과 피자는 상당히 위험한 식품에 속한다. 식빵과 피자에 섞인 동물성 지방과 육류가 유방·대장직장암 위험도를 높이며, 여기에 첨가된 마가린은 대장암과 전립샘암의 위험도를 높인다. 가공 육류를 주로 사용하는 피자가 대장직장암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도 근거가 있다. 라면·자장면·국수류에 첨가된 나트륨은 비후두·위암을, 자장면의 육류가 대장직장암의 위험도를 높이며, 쇼팅 등 동물성 기름도 유방암 위험도를 높인다.

●된장국·콩나물국 그리고 미역국

우리 식단에서 빠뜨릴 수 없는 된장과 된장국이 전반적으로 암 예방에 좋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고농도 염분이 위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도 사실이므로 섭취 총량을 1일 81g, 즉 1일 4큰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콩나물의 매력은 비타민C. 비타민C는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이소플라본은 유방·전립샘·난소·대장·자궁내막암 예방 효과가 있으며, 이소플라본의 주성분인 제니스테인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한다.

미역국은 저열량 식품으로 칼슘과 요오드가 풍부해 산모에게는 더없이 좋으며, 대장·유방암 예방 효과도 있다. 또 카라기닌 등의 생리활성 성분이 암 발생 가능성을 줄여준다. 그러나 상시로 먹으면 요오드 섭취량이 너무 많아져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A·D·E와 칼슘이 많은 달걀을 흔히 완전식품이라고 말하지만 달걀을 통해 섭취하는 동물성 지방이 대장암 발생과 관련이 있으므로 주당 2∼3개 정도만 섭취하도록 한다.

●삼겹살·고등어구이 그리고 장조림

한국인의 동물성 지방 주요 공급원인 삼겹살은 유감스럽게도 암 관련성이 매우 높다. 육류를 구워서 먹을 경우 위암 발생률이 높아 이런 방식의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굽는 과정에서 불에 탄 육류는 한층 더 위험하다. 따라서 꼭 먹어야 한다면 불에 타지 않게 1주일에 1∼2회, 회당 섭취량은 200g(1인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오메가-3지방산의 보고인 생선의 경우, 어유(魚油)가 폐암 등 특정 암의 발생을 억제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불에 직화구이 형식으로 구워 먹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육류와 마찬가지로 직화구이나 젓갈 같은 염장은 피하는 게 좋다. 흔히 불에 직접 익히지 않는 장조림은 괜찮다고 여기기 쉬우나 이 역시 붉은 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장직장암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김치와 우유

일부에서는 김치가 위암·대장암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적당한 염도라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며, 김칫국과 김치찌개도 암 발생 위험을 낮춰준다. 우유는 두 얼굴의 효과를 보인다. 우유 속 칼슘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만 대장암과 유방암의 발생률은 낮춰 준다. 장 기능을 활성화하는 요구르트의 특정 암 예방 효과 확인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