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0일 목요일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위험하다?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위험하다?


얼굴이 창백하고 기력이 없는 경우 저혈압 때문으로 여겨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다.

보통 정상치로 여기는 120/80㎜Hg보다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낮으면 혈압이 이렇게 낮아서 큰일이라고 깜짝 놀란다. 혈압은 심장이 피를 온몸으로 보내는 힘과 혈관 내 피의 양, 혈관이 갖는 저항력에 따라서 결정된다.

저혈압 상태가 되면 몸은 적정량의 피를 공급받지 못하고, 인체 각 조직이나 기관은 필요로 하는 산소가 모자라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심한 출혈이 있는 경우 혈압계로 측정이 되지 않을 만큼 혈압이 낮아지는데 정말 위험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저혈압은 이런 경우가 아닌 단순하게 혈압이 다소 낮은 상태가 많다. 저혈압 상태를 규정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달라 쉽지 않지만 혈압으로 인해 사망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수준이라면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혈압치 하나만으로 비정상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저혈압은 사망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 정말 문제가 되는 저혈압은 심한 출혈로 인한 저혈압 등 다른 뚜렷한 원인에 대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대부분의 저혈압은 스트레스나 과로 때문으로 이 정도는 거의 문제가 안 된다. 더구나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은 낭설이다. 오히려 만성 저혈압이 동맥경화의 진행 속도를 늦춰 평균 수명을 10년 정도 더 길게 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어지럽다거나 얼굴이 창백한 경우, 기력이 없거나 손발이 찬 경우 등도 대부분은 저혈압과 인과관계가 없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은 혈압을 올려 봐도 그런 증상들이 없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부산일보

감기인데…항문이 아프다?

감기인데…항문이 아프다?

얼마 전 40세의 직장인 K씨가 감기 증상을 호소하며 진료실에 들어섰다.

“몸살 감기가 좀처럼 낫질 않아요. 물론 감기 때문에 항문외과에 온 건 아니고요. 이상하게 감기가 심해질수록 점점 항문이 아파서요.”

이어서 K씨가 그 동안의 증세와 필자를 찾아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 증상이 나타난 것은 삼일 전으로, 회식 자리에서 과음을 한 뒤부터 미열이 나고 머리가 아팠다. 목이 아프거나 기침이 나는 증상은 없었지만 으슬으슬 춥고 몸이 쑤시는 게 몸살인 것 같아서 약국에서 종합 감기약도 사먹고 퇴근 후엔 뜨거운 물로 사우나도 했다.

그러나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다음날이 되자 열이 더 높아지고 온 몸이 쑤시면서 변비 증상까지 생겼다. 할 수 없이 병원에 가서 몸살감기 주사를 맞고 처방전으로 약도 지어 먹었다. 그러나 밤새 열은 더욱 심해졌고 항문까지 욱신욱신 아프게 됐다.

“항문이 아파오니까 그냥 감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원장님을 찾아 왔어요. 제가 무슨 병에 걸린 건가요?”

수지검사를 해보니 직장과 항문에 고름이 가득한 상태였다. 항문초음파 검사를 통해 직장항문농양과 치루를 확인한 뒤 치루근본수술을 시행했다. K씨는 이틀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후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치루는 흔히 ‘항문의 맹장염(충수돌기염)’이라고 한다. 항문 안쪽에는 점액질을 분비해 배변을 돕는 항문샘이 6~12개 정도 있다. 충수돌기에 오염물질이 들어가 염증이 생기는 원리처럼 이 항문샘에 대변 속 세균이 침입하면 곪았다 터지면서 치루가 된다.

치루는 20~30대에 많으며 여자보다 남자에게 4~5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젊을수록 항문에 땀이 많이 나며 남자들은 항문 구조상 청결 관리가 여자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항문샘이 깊고 괄약근이 튼튼한 편이다. 항문샘이 깊으면 이물질이 쉽게 제거되지 않아 세균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괄약근의 압력이 높으면 항문샘의 입구가 좁아서 오물이 많이 쌓인다.

술을 좋아하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도 치루가 잘 생긴다. 술은 신체 면역력을 저하시켜 감염률을 높이고, 설사가 잦으면 항문샘 입구에 오물이 잔존하는 경우가 많아 세균 감염이나 염증 유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장 결핵, 크론병 등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치루가 생기기 쉽다.

치루의 초기 증상은 몸살감기와 매우 비슷하다. 염증 반응으로 온 몸에 열이 나면서 쑤시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항문 주변 통증을 미처 느끼지 못한 경우엔 K씨처럼 감기로 오해하고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잘 관찰하면 배변 시 항문 안쪽이 따끔하고 항문 주위에 종기가 난 것처럼 붓는 증상을 느낄 수 있으므로 감기와 구별이 가능하다. 특히 증상이 심해지면 견디기 힘들 정도의 항문 통증이 생기고 항문이 계란 크기 정도까지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감기와는 분명히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몸살 기운이 있을 때는 ‘환절기니까 당연히 감기겠지’라고 자가진단 하기 보다는 몸 상태부터 구석구석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다른 곳에도 이상이 느껴지면 해당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조선일보]

감기 아직 널 모르겠다!

감기 아직 널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감기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감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짚어보고 올바른 치료법을 알아보자.

감기치료에 도움 주는 비타민C는 많이 먹을수록 좋다?

흔히 알려진 감기예방법 중 하나가 ‘비타민C가 많은 과일을 충분히 먹어주는 것’이다. 하루 200mg이상의 비타민 C를 감기 걸리기 전부터 먹어왔을 때 감기의 증상과 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감기에 걸리고 나서 복용하는 비타민 C는 감기의 증상과 기간을 줄일 수 없다. 평소에 적당량의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무조건 많이만 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감기에 걸린 후에 비타민C 정제나 과립 등을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나 요로결석 등의 부작용만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감기 걸렸을 땐 소주에 고춧가루가 최고다?

흔히 ‘감기에는 소주에 고춧가루 풀어서 화끈하게 마시는 게 최고다’ 또는 ‘술 마시고 감기약을 먹고 한숨 푹 자면 개운해진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실제로 과음을 한 다음날 감기약을 먹은 뒤 정신을 잃고 쓰러져 목숨을 잃을 뻔한 사례가 많다.

이는 감기약에 들어있는 항히스타민 때문이다. 항히스타민제는 재채기와 콧물을 멎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뇌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술 역시 뇌중추 신경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술기운에 감기약을 먹으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함께 뇌에 들어가면 상승작용을 일으켜 생명 중추까지 과도하게 억제하게 되어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키스하면 감기가 옮나요?

감기는 술잔을 돌리거나 같이 음식을 먹을 때, 연인끼리 키스를 할 때 전파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감기환자의 타액에는 바이러스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감기환자의 콧물이 묻은 손이 눈이나 코에 닿을 때 전염되기 쉽다. 따라서 감기 걸린 사람은 콧물이 사람들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묻지 않도록 처리해야 하고 손을 잘 씻어야 한다.

감기약은 빈속에 먹어야 약발이 잘 듣는다?

약을 먹는 것도 때를 잘 맞춰야 더 큰 효력을 볼 수 있다. 약국에 갔을 때 약을 쥐어주며 약사가 하는 한마디가 꼭 있다. ‘식후 30분 후에 드세요’ 라는 말이다. 감기약은 다른 약에 비해 위에 부담이 많이 가는 약이다. 공복에 먹게 되면 위에 무리가 가서 염증이나 속 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음식이 소화되는 식후 30분이 적당하다. 만약 식후 30분을 지키려다 약 먹을 시간을 놓쳐 늦었어도 바로 먹으면 된다. 하지만 식사를 한지 오래 됐거나 배가 출출한 경우라면 간단한 간식을 먹은 후 먹는 것이 위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어 좋다.


[조선일보]

2008년 11월 16일 일요일

글자가 굽어보이는데… 방치하면 '눈' 잃을 수 있다

글자가 굽어보이는데… 방치하면 '눈' 잃을 수 있다


질병 후유증으로 실명(失明)한 사람은 국내에서 모두 15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병으로는 당뇨병성 망막증과 녹내장, 황반변성이 꼽힌다. 특히 황반변성이 최근 급속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세 질환 모두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률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손상된 시력은 돌이킬 수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해 꾸준히 증세가 악화되는 것을 막는 치료를 해야 한다. 11월 11일 제38회 눈의 날을 맞아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을 알아본다.

■ 당뇨병성 망막증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보다 실명 가능성이 20배 이상 높고, 실제 2% 가량은 실명한다. 실명 원인인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당뇨병이 발생한 지 15~20년 되면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서 카메라 필름에 해당하는 눈의 망막 부위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당뇨병이 있으면 망막에 영양을 공급하는 가느다란 혈관들이 막힌다.

그러면 샛길과 같은 새로운 신생 혈관이 생기는데, 이 신생 혈관의 벽이 약하기 때문에 잘 터지고 혈장성분이 흘러 망막이 붓거나 구겨지고 출혈이 되기도 한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서서히 진행되는데 말기까지 시력이 좋은 경우도 있으므로 환자는 3~6개월에 한 번씩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초기라면 망막 미세혈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약물을 사용하지만 병이 악화돼 중기를 지나게 되면 레이저 치료를 해야 한다. 말기에 이르러 망막이 심하게 구겨지거나(망막박리), 오래된 유리체의 출혈로 시력이 많이 떨어졌으면 망막 및 유리체절제수술을 받아야 한다.

■ 녹내장

녹내장은 안구 압력이 올라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이 되는 질환이다. 눈에서 렌즈 구실을 하는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백내장과는 달리 녹내장은 시각 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백내장의 경우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지만, 녹내장은 이런 변화는 없고 대신 시야가 좁아진다. 방치하면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이 된다. 대한안과학회는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90만~100만명의 녹내장 환자가 새로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안압이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녹내장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더 정확히 '정상 안압 녹내장'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녹내장은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힘든 근본적인 이유는 말기가 돼 시야에 문제가 생길 때까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갑자기 안구의 압력이 올라가 눈이나 머리의 통증이 나타나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 녹내장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말기에 이르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도 없다.

특히 안구압력이 높은 사람,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는 사람, 당뇨병이 있는 사람, 45세 이상인 사람 등은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60세 이상 고령자의 1.7% 정도가 걸린다. 서구에서는 이미 성인 실명 원인 1위에 올라있다.

황반은 약간 노란색을 띄며 눈 뒤쪽 망막의 한가운데 초점이 맺히는 부분으로 사물을 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드루젠이란 퇴적물이 망막 아래 맥락막에 쌓이고 신생 혈관이 생겨 시(視)세포가 파괴되는 증상이다.

초기엔 글자나 직선이 흔들리거나 굽어 보이고,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다가 점점 심해지며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고령 인구 증가와 서구식 식생활, 흡연, 자외선, 고도 근시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지만 이 가운데 확실히 밝혀진 이유는 흡연이다.

신생 혈관이 터지거나 그로부터 배출물이 흘러나오는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 기능이 급속히 손상돼 몇 주 안에 시력이 나빠지며, 이르면 2개월부터 늦어도 3년 이내 실명할 수 있다.

그렇지만 습성 황반변성도 조기 발견해 증세 악화를 막는 치료를 하면 실명을 막을 수 있다. 신생 혈관 위치가 황반 중심을 벗어나 있으면 레이저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당수 환자는 황반 중심에 신생 혈관이 있어 레이저 치료가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에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약을 정맥 주사한 뒤 약한 레이저로 혈관을 파괴해 시력 저하를 막는 비주다인 치료를 시도해 볼 만하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안과 기창원ㆍ강세웅 교수, 세브란스병원 안과 권오웅 교수, 서울대병원 안과 정 흠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뇌졸중 환절기 소리없는 습격

뇌졸중 환절기 소리없는 습격


가을이 깊어가며 기온은 낮아지고 일교차가 커지고 있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이 뇌졸중이다. 10월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발병하면 목숨을 건지더라도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가져온다.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므로 사전에 예방조치를 철저히 하고, 작은 전조라도 지나치지 않는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 사망비율 선진국의 2배 =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사망자는 2005년 3만1297명으로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10만명당 사망자 숫자가 64.3명에 달해 매일 90여명이 사망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뇌졸중 사망비율은 전체 사망원인의 1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높은 편이고, 미국(6.1%) 프랑스(6.3%) 캐나다(6.5%)의 2배에 이르고 있다. 뇌졸중학회에 따르면 뇌졸중 발병 후 재활비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5%로, 선진국(20~30%)에 비해 떨어진다. 이 같은 통계는 뇌졸중에 대한 사전예방과 사후대응에서 우리나라가 아직 선진국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뇌졸중은 갑작스러운 뇌혈류의 이상에 의해 뇌손상이 오는 것으로 뇌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되고 반대로 막히면 뇌경색이 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고, 반신마비, 감각이상, 언어장애,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뇌출혈은 뇌 안의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내 출혈과 뇌를 싸고 있는 막과 뇌 사이에 출혈이 되는 뇌지주막하출혈로 나뉜다.

뇌경색증은 혈관이 동맥경화증 등에 의해 점점 좁아지거나 심장과 같은 곳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아 생긴다. 허승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는 뇌혈류에 상당히 의존적인 신체 기관으로 성인 뇌는 체중의 약 2.5% 밖에 되지 않지만 심장에서 나오는 혈류량의 약 20%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쪽 팔다리에 힘 빠지면 위험 =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지만 전조 증상이 있다. 대표적 전조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 팔, 다리에 멍멍한 느낌이 들거나 저린 느낌이 온다. ▲한쪽 팔, 다리에 마비가 오고 힘이 빠진다. ▲입이 한쪽으로 돌아간다. ▲갑자기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어느 한쪽이 안 보인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이 잘 이해가 안 된다. ▲주위가 뱅뱅 도는 것처럼 어지럽다. ▲일어서거나 걸으려고 하면 자꾸 한쪽 편으로 몸이 쏠린다. ▲갑자기 벼락 치듯 심한 두통이 오면서 토한다. ▲의식장애로 깨워도 일어나지 못한다 등으로, 이런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 쓰러진 뒤 3시간 내에 병원 가야 회복 가능 =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는 뇌세포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3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그 이상 시간이 지나면 뇌세포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구조요원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환자를 편안하게 눕힌 다음 먼저 입속에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해 제거해야 한다.

그다음 베개나 포갠 타월을 환자의 어깨 밑에 넣어 목이 일직선이 되면서 머리를 뒤로 젖혀지게 해 기도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 많은 양의 산소가 뇌로 공급돼 뇌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함부로 청심환이나 구급약 등을 먹이다가 흡인성 폐렴 등 치명적인 뇌졸중의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 치료의 예후는 얼마나 빨리 전문 의사의 진료를 받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한국의 재활치료율이 5% 정도로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뇌졸중 증상이 발생할 때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요통, 수술 않고 치료해 보세요

요통, 수술 않고 치료해 보세요

프롤로·신경차단술 등 비수술 요법 많아져
무중력감압술·프롤로요법·신경차단 주사치료·운동요법….


요통을 칼을 대지 않고 치료하는 비수술요법들이다. 최근 이같이 요통을 치료하는 다양한 ‘무기’가 소개되면서 환자의 수술 부담을 크게 줄이고 있다.

대표적인 시술이 신경차단술이다. 신경을 싸고 있는 경막 사이에 주삿바늘을 넣어 염증을 치료한다. 최근에는 하이라제라는 약물을 사용해 통증 감소 기간을 더욱 줄이고 있다. 대상은 디스크가 변성된 디스크내장증, 또는 좌골신경통 등이다. 약물을 주입해도 치료효과가 더디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재발하는 경우 고주파로 신경을 차단하기도 한다.

척추수술 후 계속 남아 있는 요통도 골칫거리 중 하나다. 척추수술을 받은 사람의 20~30% 정도가 수술 후 통증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서정훈 교수는 “전극을 경막 바깥쪽 공간에 삽입, 전기적 자극으로 감각신경을 교정하는 것”이라며 “배터리를 몸에 이식해 통증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크기는 가로·세로 5㎝ 정도이며, 수명은 10년 정도. 충전용이 있지만 가격이 다소 비싸다.

최근엔 이런 비수술요법들을 적절하게 조합해 치료효과를 높이려는 노력도 한다. 무중력감압술·주사요법·운동치료의 장점을 살려 병행 치료를 하는 것이다.

힘찬병원 척추센터는 이 같은 방법을 단독 또는 병행 치료한 디스크 환자 570명을 대상으로 효과와 만족도를 비교·분석했다. 대상 환자들은 2007년 1월부터 1년 동안 치료를 받고, 6개월 뒤 평가에 참여했다. 그 결과 각각의 치료를 단독으로 시행했을 때(무중력감압술 72%, 신경차단술 66%, 운동요법 47%)보다 병행 치료를 했을 때의 환자 만족도가 87%로 월등히 높았다.

무중력감압술이란 추간판 안의 압력을 -200㎜Hg까지 낮춰 이탈된 디스크를 정상 위치로 돌아오게 하는 치료.

또 운동치료는 휴버라는 기구를 이용, 척추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근육이 수축·이완을 반복할 경우 척추관절의 유연성과 근육의 영양상태를 고르게 전달할 수 있다.

프롤로요법도 있다. 약물을 주입해 인대와 건을 강화하는 것이 원리. 라파메디앙스 김용욱 원장은 “약물로 인위적인 염증을 만들면 이 부위에 세포가 증식돼 질환 부위가 튼튼해진다”며 “수술을 권유받은 환자의 80% 이상에서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요통은 사람마다 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개인 맞춤식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법의 장단점을 보완하면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주사로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을 치료하고, 무중력감압 치료를 통해 억눌린 신경을 풀어주며,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어주는 복합 치료가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