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얕봤다간 정말 머리 아파집니다
업무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이나 수험생 등 평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를 망치로 두드리는 듯한 고통 때문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잠을 못 자는 괴로움은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알기 힘들다.
참을 수 없는 두통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두통의 양상을 정확히 분류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두통은 편두통, 긴장성 두통 등 일반적인 것에서부터 뇌막염, 뇌종양, 녹내장 등 특정 질환에 의한 것까지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두통이 생길 때마다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서 복용하는 것은 결코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다. 두통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전문적인 진단을 통해 그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정진상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보통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삼가고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수면 시간만 충분히 확보해도 두통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두통이 구토와 고열을 동반하거나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면 뇌종양, 뇌수막염 등 특정 질환에 의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이런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질환에 의한 두통 = 특별한 치료 조치가 필요한 두통의 원인으로는 지주막하출혈, 뇌출혈, 뇌종양, 뇌혈관기형, 뇌수막염, 녹내장 등이 있다.
두통에 갑자기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만성적 두통이 있었던 환자에게 다른 양상의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 반신마비나 간질 등의 신경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평소 만성 두통으로 고생하던 사람이라도 갑자기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매우 심한 두통이 발생했을 때는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두통과 함께 토하거나 의식이 변하는 경우, 반신마비나 경련이 동반될 때는 머리에 심각한 질병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체 없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 편두통 = 편두통은 젊은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고 가족력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대개 머리의 한쪽에서 시작되며 맥박이 뛰는 것처럼 욱신거린다. 한번 통증이 시작되면 몇 시간에서 2~3일까지 지속되고 속이 메슥거리거나 토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게는 두통이 시작되기 전 눈에서 빛이 번쩍이며 시야를 가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편두통은 두통이 있을 때의 고통 정도에 따라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이런 진통제를 1주일에 3일 이상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병원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긴장성 두통 = 긴장성 두통은 중년에서 자주 발생한다.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연령이기 때문이다. 긴장형 두통은 생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두개 주위 근육들의 지속적인 수축이 동반되면서 나타난다.
뒷머리와 목덜미에 뻐근하고 조이는 것 같은 통증이 발생한다. 때로는 앞머리, 관자놀이에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스트레스와 과로가 직접적 원인이기 때문에 휴식하거나 숙면을 취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몇 주간 계속되기도 한다.
긴장형 두통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처해 나가는 방법을 배우고, 쉽게 불안해 하거나 사소한 일에 긴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장형 두통의 치료를 위해서는 직접 불편한 근육을 마사지하거나 찜질을 하는 게 효과가 있다. 근육의 긴장을 감소시켜주는 근육 이완제를 쓰거나, 정서적 불안감이나 긴장감을 줄여주는 신경안정제 계통의 약물들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 밖에 바이오피드백이라는 컴퓨터를 이용한 생리적 치료법을 통해 머리나 목의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 방법도 있다.
◆ 군집성 두통 = 젊은 남성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군집성 두통은 일정 기간에 집중돼 발생한다. 매우 심한 통증이 한쪽 앞머리와 눈 주변에 나타나며 같은 쪽 눈이 충혈되거나 콧물??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축농증 등과 같이 안면 부위에 염증이 있을 때에도 통증이 머리로 퍼질 수 있다. 뇌신경의 통증으로는 특히 삼차신경통이 제일 흔하다. 이때는 한쪽 안면 부위에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순간적이고 예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 두통은 비교적 드물지만 알코올에 의해 잘 유발되므로 두통이 오는 기간에는 음주를 삼가는 것이 좋다.
[ 이럴 땐 바로 병원으로 ]
1. 두통이 항상 일정 부위에만 나타나는 경우
2. 난생 처음으로 경험하는 극심한 두통, 특히 갑자기 발생한 경우
3. 전부터 앓던 두통이 횟수가 증가하거나 평소보다 훨씬 심해진 경우, 특히 지속적으로 매일 나타나며 심해지는 경우
4. 두통이 있긴 있었지만 그 양상이 변한 경우, 즉 묵직하게 느껴지던 두통이 욱신욱신하면서 터질 것 같은 두통으로 변하는 경우, 또는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
5. 두통 외에도 팔다리의 운동마비나 감각장애, 어지러움, 복시(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증상), 또는 구음장애(발음이 잘 안 되는 것), 의식소실, 경련, 시력저하, 안구통 등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특히 이런 증상들이 지속되는 경우
6. 몸의 자세 변경에 따라 두통이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경우, 특히 누워 있다 일어나면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
※ 위 항목 중 1가지라도 해당될 경우에는 두통 전문의를 찾아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 두통 예방에 좋은 생활습관 ]
1. 조금 일찍 일어나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한다.
2. 약속을 잊지 않도록 메모를 해 두는 습관은 불필요한 걱정을 덜어준다.
3. 하루 30분∼1시간씩 운동을 한다.
4. 빨리 끝내야 하는 일은 되도록 그날 끝낸다.
5.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적게 마신다.
6. 자신이나 타인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7. 수면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8. 때로는 혼자서 조용하고 안락한 시간을 갖는다.
9. 싫은 일이 있을 때는 눈치 보지 말고 싫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10.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다.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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