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얼음장처럼 차가우면 아스피린 복용
모 은행의 지점장인 P씨(51)는 등산을 가장 좋아한다. 등산을 하면 몸의 찌꺼기가 빠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주말이면 빠짐없이 등산을 한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P씨는 그렇게 좋아하는 등산을 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발이 시렵기 때문이다. P씨처럼 겨울이 오면 손발이 차갑거나 저려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들 ‘손발이 이상하게 얼음장처럼 차다’, ‘쥐가 난 것 같다’, ‘손이 저리다’고 말한다. 요즈음 이러한 현상은 젊은 나이에서도 흔히 보게 된다. 심지어는 뇌졸중의 초기라고 생각하여 엉뚱한 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뇌졸중은 아주 드물기 때문에 괜한 걱정을 하지 말기 바란다.
손발이 저리거나 차가운 현상은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차갑거나 저린 정도가 심하거나 손이나 발끝 혈색이 하얗게 변하면 이상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손발에 감각의 이상을 느낄 수 있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의 경우 말초신경이 이상하거나 말초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이러한 증상이 생기게 된다. 말초동맥질환이 대표적이다. 이 질환은 손끝이나 발끝에 있는 혈관이 막혀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양분들이 근육과 세포에 공급되지 못해 손발이 저리거나 차가워지게 된다. 혈액 순환이 만성적으로 좋지 않으면 상처가 나도 빨리 아물지 않는 현상도 생길 수 있으며 남성의 경우엔 다리에 털이 없어지기도 한다.
이 밖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불안증이 있어도 손발의 감각에 이상을 느끼게 된다. 당뇨가 있으면 말초신경 기능과 혈액 순환의 장애로 인하여 이상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약물의 부작용으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손목을 통과하는 신경을 눌러서 손의 감각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손목의 근육이나 근막이 두꺼워져 생기고 의학 용어로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한다. 손목을 많이 움직이거나 긴장이 과도하게 되는 경우에 쉽게 생기게 되며 심지어는 주부들이 집에서 걸레질을 많이 하여도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신경이 기계적으로 눌려 생기는 증상은 밤과 새벽에 주로 저린 감각이 더 심해진다. 그리고 손을 위로 들고 있으면 더 심해지며 손을 주무르면 증상이 덜해진다. 말초 혈액 순환이 이상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발목의 혈압을 측정해 보면 알 수 있다. 발에서 측정한 혈압이 팔에서 측정한 혈압의 80∼90%인 경우엔 이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손저림에 대한 치료는 주로 약물 요법을 사용한다. 심하면 수술하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이라면 손목을 사용하는 작업을 줄여야 한다. 손목을 바로 펴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되며 손가락을 강하게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손목을 풀어 주면 신경의 건강에 좋다. 특히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게 함유된 음식이 좋다. 혈액 순환에 좋지 않을 때는 담배를 끊고 적은 용량의 아스피린을 하루에 한 알 정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손발이 저리면 뇌졸중을 걱정하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조기 발견하면 쉽게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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