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7일 월요일

"헉 헉" 가벼운 운동에도 숨차고 짜증나면 갑상선 질환 의심

"헉 헉" 가벼운 운동에도 숨차고 짜증나면 갑상선 질환 의심


더위의 시작과 함께 여름이 시작하던 지난 5월. 직장인 김희진(28살·가명)씨는 여름에 노출 있는 의상을 많이 입을 것을 대비해서 회사주변 헬스장을 등록해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가벼운 운동에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평소 때보다 쉽게 숨이 찼다. 또한 김 씨는 얼마전부터 몸에서 열이 나는 느낌과 더불어 더위를 많이 타게 돼 여름나기가 예년보다 힘이 들었고 땀을 무척 많이 흘렸다. 그렇지만 평소보다 식욕이 매우 좋아져 그 전보다 거의 두 배의 음식을 먹었으나 체중은 지난 3개월 사이에 4㎏이 줄고 신경이 날카로워져 밤에 잠을 못 잘 정도였다.

어느 날 진찰을 해보니 맥박이 분당 120회로 빨랐고 피부는 따뜻하고 촉촉했다. 검사결과 눈 주위가 부어 있고,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져 목 앞부분이 불룩하고 양손에서 미세한 떨림이 관찰됐다. 전형적인 갑상선 기능항진증 증상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빨리 병원을 방문하고 진찰을 받은 덕에 조기진단이 가능했고, 김 씨는 항갑상선제를 투여 받아 빠르게 증상이 호전됐다.

갑상선이란 목의 앞부분에 있으며 남자 분들의 경우 목젖이라 부르는 부분 바로 아래, 나비넥타이를 매는 위치이고 모양도 나비넥타이처럼 생긴 기관이다. 여기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태아와 신생아의 성장과 발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어른이 된 후에는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기능저하증, 넘치면 기능항진증에 걸린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약물치료로,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약물이나 수술 등으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반면 갑상선 혹(결절 또는 종양)이나 갑상선암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마도 이는 갑상선 발병률이 증가했다기보다는 초음파 진단 검사가 용이해져 진단율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인의 약 5~7가 갑상선에 혹을 가지고 있고 이 중 악성 종양을 갑상선암이라 부르는데 약 5에 달한다.

갑상선 질환은 여성이 많고, 갑상선암은 중년 여성에게 흔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빈도가 증가하지만 혹이 발견됐을 때 암으로 진단될 확률은 남성이 더 높다. 여성에게 흔하지만 월경이나 출산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은 초기 또는 진행된 단계라도 암 덩어리가 너무 커서 이물감이나 호흡 곤란을 느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증세가 없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은 건강검진을 통해서가 대부분이다. 초음파 검사로 종양의 크기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혹이 악성(암)인지 양성인지 구별하기 위해서는 주로 세포검사를 하며 모든 혹을 조직검사 하는 것은 아니다.

크기가 1㎝보다 큰 결절은 모두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목 주위에 방사선 투여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등 고위험군이면 1㎝ 이하 결절도 검사가 필요하다. 세포검사는 근육주사나 채혈할 때 사용하는 일반 주사기로 갑상선 혹에서 약간의 세포를 뽑아내 검사하는 방법이다. 세포검사에서 암이 발견됐다면 당연히 수술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술 후 1주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다.

국내 갑상선암의 95 이상은 그 예후가 매우 좋아서 수술로 갑상선암을 제거하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 등을 하면 거의 모든 환자가 평생 살 수 있다. 물론 갑상선암이 폐나 뼈 등 전신의 각 장기로 전이됐다면 암이 목에만 생긴 경우에 비해 예후가 불량하지만 이 경우에도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50 이상으로 다른 종류의 암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

갑상선에는 특별히 좋은 음식도 나쁜 음식도 없다. 다만 요오드 섭취가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외국에서 문제가 되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해산물과 해조류를 즐겨 먹기 때문에 외국인에 비해 10배가 넘는 요오드를 섭취하고 있으며 이렇게 많은 양의 요오드를 섭취하더라도 우리 몸은 체내 요오드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평소 습관대로 음식을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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