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약 대신에 소주를?
생각지도 못했던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든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잘못된 응급처치는 오히려 안한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119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침착하고 올바른 응급조치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각 상황 별 올바른 응급조치 요령을 정리했다.
1. 화상 부위 아무것도 바르지 말아야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데어 화상을 입으면 된장이나 치약, 간장 등을 바르기도 한다. 화끈거림이 진정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은 감염의 기회를 조장하고 병원 치료 시 제거하면서 통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덴 경우는 이미 고열 소독이 된 것과 같다. 화상부위에 아무것도 덮지 않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만약 라면과 같은 건더기가 있는 국물에 덴 경우라면 렌즈클리너로 사용되는 생리식염수나 흐르는 수돗물에 씻고 병원으로 간다.
2. 소주는 소독제로 자극적
고전 서부영화에 보면 주인공들이 응급처치로서 독한 술을 상처에 뿌린다. 이러한 장면은 성묘 길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상처를 입게 되거나 벌레에 물릴 경우 부위를 가라앉히기 위해 소주를 뿌리고 병원에 온다. 물론 소주는 20% 식용알콜이므로 소독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부형물 때문에 조직에 자극이 되므로 병원이나 약국이 멀지 않다면 식용알콜 대신 인체용 알콜이나 다른 소독제로 소독할 것을 권한다. 벌레에 물릴 경우 손을 타게 되면 2차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되도록 긁거나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하고 침이 박혀 있는지 여부도 확인한다.
3. 무조건 지혈제 사용은 주의
칼에 손가락이 베이거나 절단되어 출혈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당황한다. 대부분응급조치로 지혈제를 사용, 피를 멈추게 만든다. 하지만 봉합이 필요한 경우 지혈제 제거를 위해 여러번 문지르게 되는데 이때 통증과 출혈이 따르므로 주의하자. 손가락이 베일경우는 깨끗한 거즈나 수건으로 출혈부위를 압박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단, 압박은 조직이 괴사되지 않을 정도로 한다. 아예 절단되었을 경우는 절단부위를 깨끗한 폴리글로브(비닐장갑) 등에 담아 바로 병원에 오되 출혈이 심해지지 않도록 한다.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유은영 교수는 "간단한 응급처치 또는 상처관리는 제대로 할 경우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몇몇 잘못 알려진 민간요법은 응급실에 도착해서 환자의 고통을 더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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