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일 월요일

직장인, ‘디스크 내장증’ 비상

직장인, ‘디스크 내장증’ 비상


어릴 적 꾀병 한번 안 부려본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어설픈 액션으로 꾀병을 부렸다가 성공을 한다면 그야말로 쾌재를 부릴 일이지만, 생각을 바꿔 정말 몸이 아픈데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면 그 미어지는 심정은 어떨까?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두드리는 직장인 박영만(29·가명)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 통증이 심해 업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힘들어했다.

직장상사는 혹시 허리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런 말을 하며 일보다 먼저 병원에 가라며 배려를 해주었다.

다음날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를 찍은 박 씨.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X레이 촬영 결과 박 씨의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직장에 돌아온 박 씨는 이런 얘기를 상사에게 전했고 다음부터 박 씨는 ‘꾀병 박’이라는 애칭까지 얻어가며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과연, 박 씨는 꾀병을 부리고 있는 것일까?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것이 문제


이런 경우 전문의들은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디스크 내장증(퇴행성 추간판증)은 척추사이의 구조물인 추간판(디스크)가 내부에서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즉 추간판탈출증(디스크)처럼 삐져나와 신경을 자극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추간판은 제 위치에 있으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것.

디스크 내장증은 책상에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혹은 교통사고와 같이 외부에 강한 힘에 의해 부상을 당한 경우 생기게 된다.

디스크 내장증에 걸린 환자는 갈수록 허리통증이 심해지고 다리로 뻗치는 통증 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고통이 커진다. 특히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가라앉거나 덜해지는 것이 특징.

하지만 통증이 있는 것 말고는 진단 과정에서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다는 것이 디스크 내장증의 문제이다.

광혜병원 척추센타 박경우 원장은 “디스크 내장증은 엑스레이 선상이나 CT촬영으로 명확히 식별해 내기가 어렵고 MRI를 찍어야 확실히 알 수 있는데 많은 환자들이 MRI를 찍는 경우가 흔치 않아 질환을 확실히 못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원인을 몰라 디스크 내장증을 오랫동안 방치해두면 만성요통뿐 아니라 하지저림, 좌골 신경통까지 악화돼 결국 보행에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50분 근무, 10분 휴식 취해야 예방

일단 디스크 내장증을 멀리하려면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대게 직장인은 하루 8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는데 이 때 별다른 휴식 없이 지속적으로 업무를 본다면 디스크 내장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런 경우 50분 동안 근무하고 10분 동안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사고 이후 약 1개월까지 증상을 잘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디스크 내장증이 사고당시엔 나타나지 않다가 점점 통증이 심해지면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

이에 전문의들은 디스크 내장증의 증상이 보인다면 초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한다.

분당제생병원 정형외과 이영상 과장은 “책상에서 20분 이상 앉아있기가 힘들 때,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를 붙잡고 일어날 만큼 통증이 느껴질 때나 교통사고 후 원인 불명의 허리 통증이 있다면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하고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디스크 내장증의 치료는 일단 물리치료와 운동요법을 통해 시작한다. 이 때는 허리의 힘과 유연성을 기르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치료 중에는 자세에 신경을 써서 최대한 허리에 부담이 없도록 한다. 이런 방법으로도 치료가 안 될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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