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독(毒)’
요즘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는 대부분 가습기가 있다. 방안의 습도를 높이기 위해서, 특히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가습기를 틀어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가습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건조한 실내 공기로 인해 호흡기 질병을 앓는 경우가 많다. 저항력이 떨어진 연령이나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가습기 왜 필요할까?
가습기는 주로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에 사용하게 되는데 가습기를 틀어 실내 습도를 높여주면 숨쉬기가 한층 편해지고 깔깔했던 목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도에는 섬모라는 털이 있는데 이 섬모는 끊임없이 움직여서 기도의 이물질이나 가래 등을 밖으로 내보내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실내의 습도가 낮아 기도가 건조해지면 섬모운동이 크게 줄어들어 가래가 나가지 못해서 모이게 되고 기도에 손상을 주게 되는 것이다.
특히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이나 소아는 이런 현상이 잘 생긴다. 가뜩이나 숨쉬기가 어려운 환자에게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그래서 가습기를 사용하여 호흡기에 필요한 습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공기가 건조할 때 방안의 습도를 높이기 위해, 특히 몸에서 열이 나고 가래가 많은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가습기를 사용하면 호흡기에 필요한 습기를 제공, 가래를 묽게 해주고 열도 떨어뜨려 주는 역할을 한다.
가습기 모든 환자에게 좋은 것일까?
대전선병원 소아과 남상정 과장은 “호흡기 환자나 소아에게 가습기 사용은 필요하다. 기관지천식 환자에게 가습기는 좋지 않다”며“ 무엇보다 가습기를 지나치게 머리 가까이 두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습기에는 항상 물이 담겨져 있어 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물을 빼내고 건조한 상태로 보관해야 곰팡이가 생기기 않는다”고 말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오히려 병을 얻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가습기는 최소 2∼3m는 떨어져 사용해야 한다.
머리맡에 두고 가까이서 자는 것은 좋지 않다. 가능하면 침실이 아닌 방에 가습기를 놓아 간접 가습이 되도록 한다.
가습기와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서 자면 굵고 차가운 수분입자가 바로 호흡기로 들어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서 건강을 해친다. 가습기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이 아니다.
기관지가 예민할 경우에는 찬 습기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기관지 천식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을 넣어 습기를 맞춰주는 것도 취할 수 있는 방법 중이 하나이다.
가습기는 무엇보다 사용 방법이 중요
항상 끓여서 식힌 물을 사용해야 하며 물통은 매일(적어도 2일에 1번) 청소하여 곰팡이 등이 번식하지 않게 해야 한다. 가습기는 습도가 높아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또 물통이 오염되면 세균을 그대로 들이마시게 된다. 그래서 청소가 중요하고 가능하면 가열형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가습기를 쓰지 않을 때는 건조한 상태로 보관해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아기가 있어 위생이 특히 신경이 쓰인다면 물을 끓였다가 식혀서 사용하는 것도 권할만하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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