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그 참을 수 없는 가려움… 피부건조증 예방 요령
ㆍ뜨거운 물 샤워·때밀기·건조한 환경 피해야
ㆍ가습기 물저장소 자주 씻어 세균오염 없게
찬바람과 건조한 공기, 시작되는 난방, 줄어드는 운동량 등으로 신체 변화가 일어나는 사람들에게 늦가을은 잔인한 고통의 계절이다. 피부건조증 등의 피부질환과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그 기막힌 심정을 안다. 아픔을 참을 수는 있지만 가려움을 참기는 아주 어렵다. 어떤 이유든 피부를 긁게 되면 피부는 우툴두툴하게 성이 나면서 심한 경우 마치 가죽같이 변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피부는 더욱 가려움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잘못된 사용으로 인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피부 ‘가려움증’은
가려움증의 정의는 긁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정말 불쾌한 감각이다. 피부가 가려운 증상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한번 느껴 봤을 것이다. 가려운 부위를 긁는 것은 말 그대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쾌감 중 하나이다. 그러나 문제는 긁고 손을 대기 시작하면 점점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부 가려움증 환자에게 절대로 긁지 말라고 권한다.
가려움증은 특정 부분이 가려울 수도 있고, 전신 가려움증, 발작적인 가려움증 등 그 양상이 다양하다. 또한 단순한 가려움증 외에도 화끈거리고 피부에 스멀스멀 뭔가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 등도 받을 수 있다.
가려움증은 가벼운 증상에서 심한 증상까지 다양하지만, 아픈 것보다도 더 괴로울 때가 많고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고 집중이 잘 안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피곤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우울한 느낌과도 가려움증이 연관이 있기에 낮에 열심히 일을 하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할 때에는 가려움증을 느끼지 못하다가 밤에 온도가 올라가고 이불을 덮고 몸이 따뜻해지면 점점 가려워져서 박박 긁게 되고, 잠을 설칠 정도가 되면 중증이라 볼 수 있다.
피부 건조증은 건성피부와 건성습진이 가장 흔한데 대부분 잘못된 목욕습관과 실내의 건조한 환경에서 비롯된다. 뜨거운 물, 사우나, 때를 심하게 미는 습관, 너무 높고 건조한 실내 환경, 과도한 태양광선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들 수 있는 피부 가려움증의 원인은 두드러기인데 보통의 두드러기는 붉고 튀어나오는 병변이 생기는 데 반해 먼저 가려움증이 있고 긁거나 부딪치는 등의 물리적 자극을 가하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면서 두드러기 같은 병변이 발생하는 피부 묘기증이 흔하다. 이런 경우도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때를 미는 것을 삼가고 약을 처방받아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 어떤 특별한 물질이 닿을 경우 생기는 피부염을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라 하는데 귀고리, 시계, 벨트 등에 포함되어 있는 금속인 니켈이 원인인 경우가 매우 흔하다
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는 “성인의 경우 3개월 이상 심하게 갑자기 가려우면 전신질환에 대한 검사를 한번쯤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빈혈, 당뇨, 기생충, 약에 의한 반응, 간질환, 요독증, 갑상선 질환, 림프종 등의 기타 내부 장기의 암과 연관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모든 피부 질환에 대개 가려움증은 따라 다닌다. 피부에 다른 변화나 붉은 반점이 가려움증에 선행하여 생기면 특정 피부 질환(아토피성 피부염, 건성 습진, 지루성 피부염, 두드러기 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피부에 가려움증만 있고 피부 변화는 2차적으로 긁어서 생긴 경우는 특발성 가려움증이나 피부 묘기증,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가려움증이 의심된다. 특히 이런 경우 성기부위나 항문, 두피의 가려움증 같은 국한된 부위의 가려움증을 많이 호소한다. 또 양쪽 팔이 햇볕에 노출된 후에 가려움증이 생기는 경우, 물에 닿으면 따끔거리는 가려움증의 특별한 양상도 있다.
잘못된 가습기 사용으로 질병 악화시켜
가습기는 실내의 쾌적한 습도를 유지하여 감기를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가정의 필수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습기를 잘못 사용하면 세균의 온상이 됨으로써 오히려 건강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 가습기의 물 저장소에 곰팡이균, 세균, 기생충이 증식하면 균 자체 또는 균이 만든 독소에 의해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데, 허약한 사람에게는 폐렴을 유발할 수 있고, 건강한 사람에서도 가습기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가습기질환은 경한 독감증상부터 알레르기성 폐렴, 천식까지를 포함한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초음파 가습기는 보통 수돗물을 사용하면 1㏄당 10만마리 정도의 세균이 자라는 경우가 흔한데, 이 정도가 되면 가습기 분무를 타고 3m 반경 내에는 공기 ㎥당 860~8만8000마리의 세균이 떠돌아 다니게 된다.
가습기 물에서 흔히 자라는 균을 ‘물세균(water bacteria)’이라고 하는데 영양분이 없는 물에서 잘 자라는 녹농균을 비롯한 여러 가지가 있다. 이들은 노약자나 이미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초음파 가습기에서 만들어지는 물방울은 크기가 1~5마이크론 정도로 이러한 세균을 실어 폐포에 전달해 주는 매개체가 된다. 또 곰팡이균, 세균이 자랄 때 내는 독소들 때문에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알레르기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증상을 ‘가습기 열’이라고 하는데 열이 나고 기침, 근육통이 발생하는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너무 많은 독소를 흡입하게 되면 알레르기성 폐렴, 천식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미국의 질병관리국은 소독된 물을 가습기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미나 교수는 “집안에 노약자나 소아가 있을 때 가열식 가습기나 살균 효과가 있는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무엇보다도 물 저장용기를 자주 씻어 주고, 소독액을 함께 사용하여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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