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9일 금요일

하루 8잔의 물 질병도 이긴다

하루 8잔의 물 질병도 이긴다


물로 건강한 여름나기
햇빛.냉방…수분뺏기기 쉬운 여름
피부탄력.신체균형 유지 역할
몸속 독소 배출.혈액순환 도와
아플땐 탈수막고 해열작용도

장마와 함께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더위에 수시로 갈증이 나는 요즘 벌컥벌컥 들이켜는 물처럼 시원한 것도 없다. 그런데 갈증 해소는 물이 하는 무수한 일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입을 통해 체내로 들어간 물은 심장을 거쳐 30초 만에 혈액에 퍼져 20분이면 각 장기의 세포에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영양분과 산소를 운반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체형과 신체 균형을 유지하고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몸속에 있는 독소를 씻어내거나 용해시키기도 한다. 물을 마신 후 소변, 땀으로 배출되기 전까지 24시간 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더위로 인해 땀 등으로 수분이 손실되기 쉬운 여름철엔 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물로 지킬 수 있는 여름철 건강과 피부미용법에 대해 알아봤다.

▶여름철 물 잘 마시면 질병 면역력 강해져

여름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1년 내내 그 양은 같다. 다만 더위로 인해 땀, 소변으로 인한 수분 배출이 많기 때문에 수분 공급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 몸의 70%를 구성하고 있는 물은 체내 수분이 1~2%만 부족해도 많은 이상을 일으킨다. 심한 갈증과 괴로움이 지속되다 5%를 잃으면 반(半)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12%를 잃으면 생명을 잃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깨끗한 물을 마시면 각종 질병의 80%까지 치유할 수 있다. 단순히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여름에 유행하는 각종 전염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흔히 감기에 걸렸을 때 의사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라고 말하는데, 이는 인체 세포에 수분이 부족하면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물을 마시면 30초 후 바로 혈액의 일부가 되기 때문에 많이 마시면 혈액의 흐름이 부드러워지고 신진대사가 좋아진다.

식중독, 전염병, 급성 장염 등 여름철 설사를 일으키는 질병에 걸렸을 때도 물을 충분히 마셔 탈수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질병으로 열이 높을 때에도 수분이 몸에서 열을 발산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을지대학병원 산업의학과 오장균 교수는 “신장이나 요도, 방광염 등도 물을 많이 마셔야 하는 질병”이라며 “그러나 야뇨증에 의한 수면장애 환자나 지나치게 체내에 수분이 많은 저나트륨혈증 환자, 심부전이나 갑상선 질환자는 물을 적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홍콩 미녀들의 동안 비결은 바로 수분

물은 신체 중 피부에 가장 마지막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어떤 기관보다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따라서 매끈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흔히 홍콩 사람들을 동안이라고 하는 데는 비결이 숨어 있다. 바로 높은 습도 때문이다. 홍콩의 봄, 여름 평균 습도는 80%를 넘는다. 겨울에도 70% 밑으로 내려가는 일이 드물다.

반대로 물이 부족하면 피부는 늙게 된다. 실제 나이가 들수록 피부는 물을 저장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노폐물 배출도 더뎌진다. 특히 여름철엔 햇빛과 실내 냉방으로 피부의 수분을 빼앗기기 쉽다.

김경호 지미안피부과 원장은 “피부에 수분을 주기 위해서는 우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며, 카페인이 들어 있어 멜라닌색소를 확산시킬 수 있는 홍차와 커피 등은 삼가는 게 좋다”며 “틈틈이 화장수 스프레이를 피부에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몸매를 가꾸기 위해서도 물은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식사 전에 한두 컵의 물을 마시면 포만감 때문에 식사량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체내 지방을 분해시키는 대사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분 섭취를 줄일 경우 오히려 체내에 지방은 계속 쌓이게 된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좋아

성인이 하루에 마셔야 할 물의 양은 대략 2ℓ 정도다. 체격이 큰 사람은 물을 좀 더 마셔야 한다. 지난 2004년 한 대학병원 조사에서 우리나라 물 섭취량은 남성이 980㎖, 여성은 740㎖ 정도에 불과했다. 물을 마시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땀이 많이 흐르는 더운 날에는 더 많은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600~800㎖ 정도의 땀을 흘리지만 요즘 같은 날씨에는 그 이상도 배출할 수 있다.

물론 2ℓ가량의 물을 한꺼번에 마실 수는 없다. 하루 종일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그래야 심장과 신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시면 찬물이 위와 장을 부드럽게 자극하면서 모든 소화기관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한다. 출근하자마자 마시는 모닝커피를 물 한 잔으로 대신하고, 점심식사 바로 전에 물을 마시면 위 속의 소화효소나 위산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식사 30분 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점심식사 후에는 1시간 정도 지난 뒤 한 잔, 나른한 오후 커피 생각이 날 때 또 한 잔 마시면 활기찬 오후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어 저녁식사 30분 전에 한 잔, 저녁식사 1시간 후 한 잔, 잠들기 전 한 잔을 마시면 하루에 8잔을 마실 수 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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