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병 환자 수박 많이 먹지 마세요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만큼 더위를 가시게 하는 음식이 없다. 수박 뿐아니라 참외, 토마토 등 여름에는 과일이 많이 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건강에 좋다고 생각되는 무공해 여름 과일이 모두에게 이로운 음식은 아니다. 특히 몸 안의 칼륨 배설 능력에 장애가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콩팥병 환자에게 칼륨은 ‘독’
흔히 ‘여름을 탄다’는 사람은 여름철에 쉽게 피로하고, 무기력해진다. 우리 몸의 칼륨이 부족하면 이런 증상이 나타나므로 건강하게 여름을 나려면 칼륨 섭취는 필수다. 특히 칼륨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는 여름을 활기차게 보내는 가장 기본적인 먹을거리다.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 이태원 교수(경희의료원 신장내과 교수)는 22일 “하지만 콩팥 기능이 절반 이상 망가져 제 역할을 못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는 과일, 채소의 과다한 섭취가 생명을 빼앗을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독이 된다”며 “이들은 일반인과 달리 콩팥병으로 인해 콩팥을 통해 배출되는 칼륨 배설능력에 장애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섭취하면 혈청의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근육 힘이 약해질 뿐 아니라 심장에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하면 심장이 멎는 등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과다 수분은 저나트륨혈증 발생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도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수분 손실이 많아져 탈수 위험이 증가한다. 이 때문에 벌컥벌컥 물을 마시게 된다. 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분이나 나트륨, 칼륨 등의 전해질 조절능력이 떨어지므로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면 위험할 수 있다.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어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체액양 증가와 더불어 혈압을 올라가 콩팥에 매우 해롭다. 특히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는 소변을 통한 수분 배설이 거의 없으므로, 여름철 수분을 과도하게 들이키면 몸무게 증가와 심하면 폐부종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수분 섭취를 너무 줄이면 탈수가 되고 콩팥 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름에 주의해야 할 점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해로운 칼륨은 과일과 채소 종류에 따라 함량이 다르다. 바나나, 참외, 토마토보다 포도, 오렌지, 사과에 칼륨이 적다. 채소도 버섯, 호박, 미역, 시금치, 쑥, 부추, 상추 등에는 칼륨이 많고, 가지, 당근, 배추, 콩나물, 오이, 깻잎에는 적다. 그리고 줄기보다는 잎에 칼륨이 적다.
콩팥병 환자가 과일과 야채주스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생명을 빼앗아가는 독이 될 수 있다. 과일과 야채에는 칼륨 함량이 높으므로 고칼륨혈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일이나 채소를 물에 담아 놓거나 데치면 칼륨이 물로 빠져 나간다. 때문에 과일은 통조림 과일이 생과일보다 칼륨 함량이 적고 채소도 물에 삶거나 데친 후 먹으면 좋다. 채소도 가급적 잘게 썰어 재료의 10배 정도 되는 따뜻한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놓았다 새 물에 몇 번 헹궈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칼륨의 30∼50%를 줄일 수 있다.
곡류 중 흰 쌀보다 현미, 보리, 옥수수, 찹쌀 등에 칼륨이 많다. 도정이 덜 된 곡류에도 칼륨이 많다. 고구마, 감자, 토란, 밤, 땅콩에도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고 노란 콩에 검은 콩보다 칼륨이 많다(50g 당 670mg 대 84mg). 우유에는 두유보다 칼륨이 월등히 많다(200g 당 296mg 대 18mg).
만성 콩팥병 환자는 흔히 부종이나 고혈압을 같이 앓기 때문에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 등을 사용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염 소금은 나트륨 대신 칼륨이 들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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