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4일 수요일

자궁경부암, 정기 검진과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정기 검진과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이란 여성의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생식기 암이다.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연령은 대부분 성경험이 있는 전체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45~55세 사이에 가장 빈번하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는 여성암 중 2위로 15%를 차지하고 있다. 해마다 평균 50만여 명의 새로운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하고 평균 2분에 한명씩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그 빈도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암 중 자궁경부암이 5위로, 해마다 4천명 이상의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하루 평균 3명의 여성이 사망한다.

자궁경부암은 암이 되기까지 수년 동안의 '자궁경부상피이형성증'이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게 되며, 이 기간 중에 선별검사를 통한 진단과 치료를 하지 못할 경우 상피내암, 침윤성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자궁경부암의 조기검진 및 예방을 위해 성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의 모든 여성은 매년 조기검진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궁 경부암 환자의 99.7%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확인되면서 HPV 감염이 자궁경부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젊은 나이에 시작된 성적 접촉, 다수의 배우자 관계, 흡연, 경구피임약 사용자 등에서 HPV 감염과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성관계로 전파될 수 있는 HPV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HPV는 현재까지 알려진 200여종 이상의 아형 중에서 40여종이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데 이 중 약 15가지 아형에서 암을 발생시킨다. 대부분의 HPV 감염은 수년 내에 자연치유 되지만 저위험군의 경우는 외음부, 항문 등에 사마귀(곤지름)를 발생시킬 수 있고, 고위험군 감염이 지속되는 경우 전암 병변과 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HPV 감염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없으며 HPV와 연관된 병변의 치료에만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수많은 연구자들이 HPV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예방백신을 개발했다.

현재 시판중인 백신은 가다실과 서바릭스 등 두 가지가 있으며, 두 제품은 고위험군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HPV 16과 18형을 예방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때문에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다실은 저위험군인 HPV 6, 11형의 바이러스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

HPV 백신은 3회 접종으로 완료되며, 이후 추가접종에 대해서는 권고된 바가 없으므로 현재로서는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HPV 예방백신을 맞았다 할지라도 나머지 30%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사는 꼭 받아야 한다.

현재 권장되는 접종연령은 9~26세로, 가능하면 성생활이 시작되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9세 이전의 접종에 대해서는 임상시험 결과가 없으며, 26세 이후의 여성의 경우 젊은 여성에 비해 예방 효과가 다소 낮아진다. 하지만 실제로 55세 여성에게까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 또 성경험이 있더라도 HPV 백신 접종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험이 있는 경우 이미 HPV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효과는 성경험 이전에 접종하는 것보다 떨어질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도 감기 백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성을 길러주는 예방주사로 타 예방주사와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아 다른 백신에 비해서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생길 수 있는 이상반응도 주사 자체로 인한 주사 부위의 발열, 홍반, 가려움증 등 국소적인 증상으로 심각한 증상은 아니다. 그 외에도 어지러움, 실신, 구토와 같은 과민반응, 두드러기, 기관지 경련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하나 백신접종과의 상관관계를 단정짓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부작용 없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으므로 안심해도 되지만, 다른 예방주사와 마찬가지로 백신 성분에 과민한 사람은 투여받지 않는 것이 좋고, 열성질환이나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는 접종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 발표된 우리나라의 암 통계 자료에 의하면,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유방암이 1위이며 위암, 갑상선암이 수위를 차지하고 자궁경부암은 5위에 머물러 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 진단율이 높아짐에 따라 서서히 줄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암의 발견이 급증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궁경부암의 순위는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자궁경부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서서히 줄고 있는 것은 정부에서 주관하는 암정복사업의 일환으로 자궁경부암 조기 검진 수혜자가 증가함에 따른 덕분이기도 하며, 국민적인 관심도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백신접종을 하고 정기 검진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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