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자형 척추, 수술은 신중하게
■ 척추측만증 증세와 치료
정모 양(18·경기 고양시)은 허리가 아프고 생리통이 심해 동네 병원을 찾았더니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병원에서는 물리치료와 함께 척추가 더 휘어지지 않도록 보조기 착용을 권했다. 그러나 수험생활로 바빠 물리치료를 받을 시간이 없다. 보조기 착용도 불편해서 잘 하지 않는다. 정 양은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척추측만증 수술을 받을까 고민 중이다. 현재 치료법이 효과가 거의 없는 데다 체형도 교정하고 싶어서다.
운동장에서 뛰어놀기보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 자세도 구부정하고 허리도 아프다고 호소한다. 나중에 키가 크지 않는 것은 아닌지, 체형이 비뚤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성장이 멈추기 전에 해야 한다. 그래서 방학 동안 수술을 시켜야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는 엄마가 많다. 척추측만증은 과연 수술이 필요한 병일까.
○ 청소년기에 많이 발견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휘는 질환으로 주로 청소년 때 발견된다. 척추가 S자 모양으로 구부러져 신체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자세가 잘못되고 무거운 가방을 들어 척추가 휘는 것을 ‘기능성 척추측만증’이라고 부른다. 척추측만증이라고 진단받은 대부분의 청소년이 이에 속한다. 이와 달리 신경 마비, 근육 마비, 선천성 척추기형, 종양 등이 원인이 되어 척추가 계속 휘어지는 것을 ‘구조성 척추측만증’이라고 부른다. 전체 청소년 중 2% 정도가 구조성 척추측만증 환자이고 이 중 약 90%는 아직까지 원인을 알 수 없다. 여자 환자가 남자 환자보다 7, 8배 많다.
○ 심해지면 심폐기능 장애 유발
전기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여러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공인된 치료법은 보조기 착용과 수술뿐이다. 척추가 휘어진 정도가 20도 이상이면 보조기를 착용하여 척추의 변형 정도가 심해지지 않도록 한다. 20도보다 작으면 3, 4개월마다 정기적인 관찰로 악화되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40도가 넘어가면 간혹 수술을 통해 척추를 펴주기도 하나 척추가 휘어진 정도, 뼈 성숙도, 잔여 성장 기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40도 이상일 때 수술을 하는 이유는 80∼100도로 심하게 휘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증상이 이렇게 심해지면 심폐 기능 장애가 올 수 있고 요통, 관절염도 동반된다.
대표적인 수술방법으로는 금속 기구(나사못, 강봉)를 척추에 삽입해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은 뒤 뼈를 이식해 뼈를 잇게 된다. 이식된 뼈를 잘 굳게 하기 위해 보조기를 2, 3개월간 착용한다.
○ “40도 이상 휘어도 10%만 수술 필요”
척추가 휘어진 정도가 40도를 넘어가는 경우에도 수술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춘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40도 넘게 휘어져도 외관상 문제가 없으며 100도 이상 휘어져도 심폐기능 장애가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몸의 균형이 깨져 외관상 보기 싫다고 하는 척추측만증 수술은 마치 성형수술과 같다”고 말했다.
반면 석세일 상계백병원 척추센터 소장은 “10∼12세 성장기 청소년이 40도 이상 휘어져 있으면 성장하면서 80도 이상으로 휘어질 위험성이 크므로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 소장은 “40도를 넘어가는 척추측만증 환자 중에서도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10명 중 1명 정도”라고 덧붙였다. 즉 수술을 통해서 척추를 곧게 세워야 하는 경우는 극소수이며 자세 교정을 위해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집에서 진단하는 법허리 직각으로 구부린후 한쪽 등 튀어나왔는지 살펴야
정상적인 척추는 앞에서 보면 일직선으로 되어 있고 옆에서 보면 목뼈와 허리뼈는 앞으로 휘고 등뼈는 뒤로 휘는 부드러운 유선형을 그린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휘어지면서 머리와 골반이 척추와 어긋나 보인다. 곧 머리와 골반은 정면을 보고 있는데 척추는 비스듬히 옆을 보는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어깨의 높이가 달라지고, 허리 곡선이 한쪽은 잘록하고 다른 한쪽은 밋밋해져 비대칭을 이룬다. 증상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부모가 관심을 기울이면 아이의 척추 상태를 알 수 있다. 먼저 양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한 다음 손의 양끝을 일치시킨다. 차렷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를 직각으로 구부린다. 무릎은 똑바로 펴고 팔로 무릎을 짚어서는 안 된다.
이때 한쪽 등이나 허리가 비대칭적으로 튀어나와 보인다면 척추측만증일 확률이 90% 이상이다. 가끔 운동선수들이 한쪽 근육만 발달하여 비대칭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자세의 이상으로 생긴 기능성 측만증의 경우는 이 검사에서 한쪽이 튀어나오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검사법은 기능성 측만증과 구조성 측만증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정확한 진단 및 측만각(척추가 휘어진 정도)의 평가를 위해서는 방사선 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측만각이 10도 이상이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한다.
▼척추측만증 예방법▼
1.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 학생들은 자세가 구부정해지기 쉽다.
의식적으로 어깨와 팔의 힘을 빼고 허리를 쭉 펴 자세를 가다듬는다.
2. 의자에 앉을 때는 등받이가 단단하고 곧은 의자에 허리를 곧게 편 후 엉덩이를 깊숙이 밀어 넣어 허리 전체가 등받이에 닿도록 하고 턱은 가슴쪽으로 끌어당기고 앉는다.
3. 스트레칭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높이고 근육을 이완해 주며 성장판을 자극한다. 키 크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척추 디스크의 연골을 두껍게 하고 척추를 길고 곧게 펴주는 효과가 있다.
▼척추측만증 검사 자세▼
1. 양발을 가지런히 모은다
2.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한 다음 손 양끝을 일치시킨다
3. 차려 자세를 유지하면서 허리를 약 90도 전방으로 구부린다
4. 무릎은 편 상태를 유지한다
5. 팔로 무릎을 짚으면 안 된다
6. 허리를 구부리는 사람의 엉덩이 쪽에서 눈높이를 등과 같이 하여 늑골이나 허리 높이를 비교하여 관찰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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