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5일 목요일

불면증 예방을 위한 10계명

불면증에 시달리는 당신을 위한 몇 가지 조언


만성 불면증 방치하면 정신과적 문제로까지 이어져

올 여름 유난히 폭염과 열대야가 심해지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2008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한 장시간 TV시청도 잠을 설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 불안과 최근 줄어든 일자리로 집안의 가장들과 취업 준비생들의 스트레스또한 커져가고 있고, 여기에 수능시험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수험생들의 밤 역시 하얗기만 하다.

올 하반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김석중(남 29세)는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일자리 수 감소에 대한 기사를 보고 취업에 대한 압박감이 더욱 커져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 대학 졸업까지 미뤘지만 벌써 2년이 넘게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김석중씨는최근두달이넘게불면증에시달리고있다고말했다. 특히 극심한 피로감으로 식구들에게 짜증내는 일이 많아졌고,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도 아무것도 외울 수가 없어 이 또한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불면증은 일상생활 중의 무기력감과 만성피로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면역기능과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가져와 신체 면역기능 약화를 비롯한 각종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불면증은 두뇌의 사고력, 분석력, 기억력 등을 저하시킬 수 있어, 운전이나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 사람들의 경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무엇보다 불면증이 지속될 경우 우울증이나, 정신착란증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은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각종 스트레스 등의 증가로 20대 후반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층의 인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0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환자가 지난 2001년 3만 9000명에서 2003년 6만 5000여 명으로 2년 사이에 67%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성인의 1/3이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도 성인의 20-42% 정도가, 국내의 경우도 일반성인의 17%가 치료받아야 할 불면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불면증(insomnia 不眠症)은 수면을 이루지 못하는 증세를 말하는 것으로 잠을 한숨도 못 이루는 증상 외에 잠이 들더라도 자주 깨어나게 되면 불면증으로 볼 수 있다.

김양래 휴 신경정신과 김양래 원장은 “불면증은 지속기간에 따라 단기 불면증과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불면증으로 나눌 수 있다”며 “일시적인 불면증은 갑작스런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 등으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만성 불면증의 경우 신체적 이상이나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불면증 원인도 다양, 제대로 알아야 치료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은 신경이 예민하거나,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그 외의 원인도 많다.

불면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크게 잘못된 생활 습관, 신체적 질환, 심리적 또는 정신과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불면증을 일으키는 잘못된 생활 습관에는 흡연과 음주,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 섭취, 또는 여러 가지 약물 섭취 등이 원인일 수 있으며, 규칙적이지 못한 수면 습관, 주야간 교대 근무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신체적 질환도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수면무호흡증이나 관절염, 역류성 식도염, 비만, 하지 불안증, 비뇨기과 관련 질환, 빈혈 등이 있는 경우 숙면을 취할 수 없어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리적 원인으로 최근의 경제 불안, 일자리 부족, 경쟁 과열 시대에서 오는 직장인들의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수능시험과 같은 수험생들의 스트레스 등이 불면을 일으키게 된다.

정신과적 질환으로는 우울증, 범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황 장애, 강박 장애, 정신 분열증과 같은 정신과적 질환이 있을 경우 대부분 만성 불면증을 동반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면증은 어느 특정한 하나의 원인이 불면증을 일으키기 보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들이 불면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 4주 이상 만성 불면증, 전문의 도움 받아야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이 잠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로 또 다시 불면을 겪게 된다. 이 같은 악순환은 단기 불면증을 만성 불면증으로 몰고 가는 원인이기도 하다.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동안 일어났던 나쁜 기억을 잠자리까지 가져가기 보다는 빨리 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중 잠자리에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이럴 경우 차라리 일어나 책을 보거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걱정이나 스트레스, 일에 대한 문제들을 노트에 정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불면증이 시작 된지 1주일이 넘지 않았다면, 최근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전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늦잠을 자지 말고 기상시간을 항상 일정하게 하고, 취침 전 음주와 흡연은 피해야 한다. 또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 섭취를 피하고, 최근과 같은 열대야의 경우 실내온도를 25도 이하로 낮추는 것이 좋다. 또 밤에 잠을 못 자 피곤해도 20분 이상의 낮잠을 자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잠이 안 와 초조하거나 화가 날 때, 자꾸 자려고 하지 말고 일어나 불을 켜고 침실을 나와 다른 무언가(예: 지루한 책 읽기)를 해보고, 그러다가 잠이 올 때 다시 들어가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경우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깊은 숙면을 방해하게 되고 다음날 더욱 피곤함을 느끼게 되며, 알콜 중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요즘처럼 올림픽 열기로 늦은 밤까지 TV를 시청하면서 먹게 되는 야식들 또한 숙면을 취하는데 방해가 되고, 오히려 비만과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3주 이상의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극심한 스트레스나 만성적인 신체적 질환으로 오랜 시간 불면증에 시달렸다면 정신과적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정신과적 질환이 있을 경우 대부분 불면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양래 원장은“일시적인 불면증의 경우에는 잘못된 자신의 생활습관이나 신체적 질환 등을 치료해 해결할 수 있지만, 4주 이상 불면증이 만성화 됐다면 정신과적 질환이 있거나 또는 정신과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면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다가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Tip. 불면증 예방을 위한 10계명

1. 아침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2. 커피 등 카페인 함유 식음료를 끊거나 적어도 오후에는 금한다.
3. 담배를 줄이거나 끊는다.
4. 시장해서 잠이 안 오면 간단한 군것질을 한다.
5. 침실의 온도와 소음 정도를 적절하게 조절한다.
6. 침실에서는 회사 잔무처리와 같은 골치 아픈 일거리를 벌이지 않는다.
7. 취침시간이 너무 길면 오히려 불면증에 걸릴 수 있다.
8. 매일 규칙적으로 적절한 양의 운동을 한다.
9. 수면제나 진정제를 장기복용하지 않는다.
10. 술을 줄이거나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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