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겨드랑이에서 멍울이 잡힌다? 유방암 조기발견이 중요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주의해야 하는 암 질환이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지난 1996년부터 2004년까지 8년간 유방암 환자의 증가추세를 조사한 결과 유방암 환자가 2.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은 10년 전에는 여성암 발생률 5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방암의 조기예방 인식과 전문적인 검진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사회적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세계유방암학회 조직위원회가 작년인 2007년 서울지역 25세 이상 55세 미만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약 50%가 유방암 검진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 나이대별로는 20대 77.2%, 30대 53.8%, 40대 29%가 유방암 검진을 받은 경험이 없어 젊은층으로 갈수록 조기예방 인식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 여성들의 경우 9명당 1명꼴로 유방암에 노출돼 있고 그 중 80%가 자가진찰로 유방암을 발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약 15% 정도만 자가진찰로 병원을 찾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방암은 다른 암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존률이 높은 편이지만 이런 방심이 예방과 치료에 대한 인식을 낮춰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신촌연세병원 유방전문센터 이상훈 소장은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재발률을 낮출 수 있지만 방치하면 암세포가 폐나 뼈, 간으로 전이돼 사망의 위험이 크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은 암이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 주기적인 검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가슴, 겨드랑이에서 멍울 만져지면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 전문적 검진이 중요
집에서는 가슴과 겨드랑이를 눌러보고 멍울(둥글둥글한 덩어리)이 만져지면 유방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때 가슴에 통증이 없는지, 모양이나 피부색이 이상하게 변했는지, 가슴이 붓거나 커지지 않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또 유두(젖꼭지)가 가슴 안으로 파묻혔거나 임신과 관계없이 유두에서 피와 분비물이 섞여 나올 때도 유방암이 의심된다.
그러나 집에서 하는 진단에는 한계가 있어 멍울을 못 느끼거나 다른 질환과 오해해 방치하다가 암이 악화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집에서 직접 멍울이 잡힐 정도라면 벌써 유방암이 2기 정도 진행된 상태여서 전문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유방암 검진은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촬영술, 자기공명영상(MRI)을 사용한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을 지지대와 압박판 사이에 넣고 압박해 촬영하는 방법으로 유방 내 미세한 석회질과 검은색 종양을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유방조직이 대부분 단단하고 치밀한 우리나라 여성은 유방초음파검사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유방초음파검사는 유방에 젤을 바르고 초음파를 이용해 종양을 감별하는 방법으로 유방을 압박하지 않아도 돼서 검사 시 통증이 덜하다. 또 유방촬영술이나 의사 진찰로 발견하지 못하는 조그마한 혹까지도 발견할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은 유방확대수술을 해서 실리콘 등 보형물이 가슴에 있는 여성에게 유용하다. 이 검사법은 유방암의 진행 정도, 재발이나 다른 신체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판단할 때도 사용한다.
이상훈 소장은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월경이 끝나고 3~5일 후 유방 자가검진을, 35세 이상 여성은 2년 간격으로 의사에게 진찰을, 40세 이상 여성은 1~2년 간격으로 의사에게 진찰 및 유방촬영술을 받아봐야 한다”며 “특히 독신이거나 노산을 한 여성,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큰 만큼 정기적인 검사가 매우 필수적”이라 말했다.
한편, 검진 결과 유방암이 의심되면 최종적으로 종양의 일부 혹은 전체를 떼어내 눈이나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유방조직검사를 시행해 유방암임을 확진 한다.
유방암 치료는 증상에 따라 유방조직 일부와 종양을 절제(유방보존술식)하거나 피부와 유두를 포함한 유방조직 전체와 겨드랑이 밑에 있는 액와림프절을 절제(변형근치유방절제술)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유방을 절제한 후 심리적 고통이 큰 여성은 근육이나 인공 보조물을 삽입해 유방을 재건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종양이 생긴 유방을 제거해도 몇 년 후 뼈나 폐, 간 등에서 유방암 세포가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유방암 수술 후에도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고 이후 지속적인 추적관찰을 시행해야 한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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