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두뇌활동·생활습관이 치매 막는다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려는 노력과 건전한 두뇌활동이 어우러지면 치매는 막을 수 있습니다. 젊을 때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하죠.”
대한치매학회 초대 이사장에 취임한 지 한달을 맞은 한설희(54)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25일 치매 예방법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지난달 26일 치매학회 춘계학회·총회에서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1996년부터 학회의 전신인 치매연구회에서 치료지식을 공유하는 월례회를 주도했고 2002∼2004년 초대, 2대 학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90% 이상은 뇌혈관질환에서 비롯된 혈관성 치매나 알츠하이머라고 한다. 한 교수는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혈관 계통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려는 노력으로도 치매는 거의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술 조금 마시고, 담배 피우지 말고, 너무 짜게 먹지 말고, 과식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은 “제로에 가까워진다”고 했다. 그는 “예전과 달리 20대 후반에도 뇌졸중이 발병하는 만큼 젊을 때부터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선한 자극을 받아 기분이 좋아지는 두뇌활동은 최고의 예방약. 요즘 활성화되고 있는 노인대학은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단순히 하루를 즐기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정신활동이기 때문에 신경세포가 많아지고 신경세포간 연결이 강화되죠. 역도선수 근육처럼 두뇌를 쓰는 만큼 신경세포가 튼튼해지는 겁니다.”
특히 긍정적 활동을 통해 건강한 신경세포가 많아질수록 효과적이다. 한 교수는 “서구 국가에서 은퇴 후 봉사활동하는 노인들이 건강한 건 ‘좋은 일, 보람찬 일을 한다’는 데서 기분 좋은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고스톱은 양날의 칼이다. 게임으로 즐기면 괜찮은데, 돈을 잃었다고 분한 감정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역효과라고 했다. 정신활동에 따라 활성화되는 뇌세포보다 스트레스에 따른 부작용이 크기 때문. 스트레스 받지 않는 건전한 두뇌활동이 좋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나 개개인의 예방으로 버티기엔 사회적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한 교수는 “치매 환자는 어림잡아 40만명에 이르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은 거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젊은 층의 경제활동이 제약받지 않도록 보호자가 출근할 때 환자를 맡기고 퇴근할 때 데려오는 탁로소 같은 시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무조건 국가에서 지원하면 가족이 일부러 돌보지 않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경제적 여건에 따라 지원을 차등화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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