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녹차 5잔 암도 물리친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성인병이 없고 비만하지 않으며 치아가 튼튼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장수 비결에 모두 유익한 식품이 있다. 녹차다. 흔히 녹차는 동양권 음료로 알고 있지만 서양에서도 연구가 활발하다. 미국에선 녹차에서 EGCG(카테킨의 일종)라는 성분을 추출해 유방암·위암·피부암 등의 치료·예방에 쓴다. 체중 감량, 심장병 예방,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 예방에도 활용한다.
◇암 예방=녹차가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여러 동물실험과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대표적인 항암 성분은 카테킨이다. 녹차에 10∼18%나 든 카테킨은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물질. 또 암의 성장을 늦추고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한다. 미국에선 마늘의 SAMC와 함께 녹차의 EGCG를 천연물 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사람의 암 예방에 녹차가 유용하다는 역학조사 결과도 다수 나와 있다. 유명한 녹차 산지인 일본 나카가와네 지역의 위암 사망률이 일본 전체 평균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좋은 예다. 이 지역 주민의 녹차 하루 소비량은 5∼10잔으로 전국 평균의 5배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암을 예방하려면 녹차를 하루 5잔 이상 마셔라”고 주문했다.
◇혈행을 개선한다=녹차를 마시고 30분쯤 지나면 혈관기능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유럽 심혈관예방 및 사회복귀 저널 2008년 7월). 그리스 아테네대 의대 연구팀이 14명에게 녹차를 마시게 했는데 이들의 혈관이 확장됐다.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도 좋아졌다. 그러나 커피나 온수를 마신 뒤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녹차는 혈압 조절에도 유용하다. 이뇨 효과가 있는 데다 녹차의 카테킨이 안지오텐신 변환효소의 활동을 억제, 안지오텐신 Ⅱ(혈압을 올리는 물질)가 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수면 무호흡증과 관련된 학습·기억 장애에도 녹차를 적극 권장한다. 동물실험을 통해 녹차의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이 뇌에 쌓이는 유해산소를 없애는 것이 확인돼서다(미국 호흡기 및 응급의학저널 2008년 5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소화기보양클리닉 박재우 교수는 “녹차는 담(가래)을 없애주고 머리·눈을 맑게 하며 소화를 돕고 소변을 잘 보게 하며 해독 작용을 하는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어트에 유용=녹차는 열량이 거의 없는 음료다. 배고플 때 자주 마시면 포만감을 주고, 카테킨이 중성지방·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출시켜 몸의 부기도 빠진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녹차의 카테킨은 지방 축적을 억제한다”며 “운동하기 전에 녹차를 마시면 에너지원으로 지방이 먼저 사용되므로 다이어트에 그만”이라고 말했다. 녹차로 다이어트할 때는 하루 세 잔 이상, 식후에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6개월 이상 꾸준히 마셔야 효과를 얻는다.
◇치아를 튼튼하게=녹차의 카테킨은 세균을 죽이는 항균 효과를 지닌다. 식중독 사고가 잦은 여름이나 상하기 쉬운 음식을 먹을 때 녹차를 곁들이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치과 박정원 교수는 “녹차의 항균 효과는 치아 건강에도 유익하다”며 “카테킨이 충치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입 안의 유해 세균을 죽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섭취시 주의할 점=녹차엔 카페인이 들어 있다. 커피에 든 카페인의 60% 가량이다.
한양대병원 영양과 강경화 영양사는 “녹차에 든 카테킨과 데아닌이 카페인의 부작용(불면·경련 등)을 억제하기 때문에 커피의 카페인보다는 인체에 영향이 적다”며 “그러나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은 잠들기 서너시간 전엔 녹차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과다 섭취하면 위벽이 손상될 수 있다. 특히 녹차의 떫은 맛 성분인 타닌이 위장을 자극하므로 위궤양 등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자주 마시는 것은 곤란하다. 임신한 여성도 절제가 필요하다. 녹차 성분이 철분·칼슘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서다.
치아 미백 중인 사람도 녹차가 치아에 착색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녹차의 카테킨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차로 마실 때 여러 번 우려내지 말아야 한다. 카테킨은 처음 한두번 녹차잎을 우려낼 때만 추출된다. 녹차 1회분으로 적당한 잎의 양은 1∼2g이다. 진할수록 좋은 것으로 잘못 생각해 잎을 많이 넣어 떫게 마시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 타닌의 과다 섭취로 변비에 걸릴 수 있다.
녹차는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 가능하다. 녹차 잎을 온수에 우려내는 법, 녹차 티백을 온수에 담가 마시는 법, 녹차 음료를 사서 마시는 법 등이 있다. 최근엔 녹차가 소량 함유된 혼합차도 나왔다. 혼합차엔 녹차에 비해 차잎의 비율이 적다. 혼합차 3∼4병을 마셔야 녹차 음료 1병을 마시는 것과 같다. 녹차 음료를 구입할 때는 인공향을 넣지 않았는지, 차잎이 국내산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중앙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