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 혹시 체중까지 증가했다면 ‘담적’의심
며칠 전까지만 해도 뜨거운 날씨 탓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절로 흐르는 여름이면 외출이 꺼려지는 것은 물론, 출퇴근길초차 곤혹스러웠다. 이러한 무더위는 평소보다 매사에 의욕을 잃기도 쉽고 더욱 빨리 피곤함을 느끼며 지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피로감이 모두 ‘여름이니까’, ‘더워서 그렇겠지’하는 생각을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게다가 요즘처럼 밤낮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음에도 여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진경씨(26세, 여)는 이번 여름은 더욱 고달프다. 학원과 집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이지만 지하철을 오르내리는 것이 힘든 것은 물론,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에 계단을 조금이라도 뛰고 난 뒤에는 어지럼증이 가시지 않아 애를 먹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말이면, 전공을 살려 입시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그녀는 아이들의 그림을 봐주는 것까지도 심한피곤을 느끼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학창시절부터 매일같이 그림을 그린 데다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별다른 피로를 느끼지 않던 그녀였다.
여름마다 더위 탓에 식욕을 잃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피곤함을 느낀 적은 없었다. 게다가 이번 여름은, 너무 잘 먹어서 살이 찔 정도인데 몸의 기력은 회복되기는커녕 더욱 힘을 못 쓰고 만성 피로를 느끼고 있음이 답답할 뿐이다.
■만성피로+체중 증가, 위(胃)의 외벽을 살펴라!
여름 철에는 쉽게 지치는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다양한 보양식을 즐긴다. 하지만 먹어도 기운이 나는 것은 고사하고 체중만 늘어날 뿐, 더욱 기력을 잃고 있다면 위의 외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한의원 최서형 원장은 “몸의 기력을 회복하고자 보양식을 즐겨 먹거나 평소보다 잘 챙겨먹은 식사로 인해 과식이 반복된 경우라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의 몸은 무엇보다 균형이 중요하다. 과식은 소화기관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은 물론 몸 전체의 균형을 흩트려 놓기 때문에 체중 증가를 시작으로 다양한 증상으로 전신 건강을 무너뜨린다. 특히 과식과 직접적으로 연관을 갖고 있는 위(胃)를 살펴야 하는데,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위의 외벽을 살피는 일이다.”고 전한다.
과식을 해도 통증 없이 소화가 잘 된다고 자신의 소화력을 과신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과식을 했음에도 그만 먹어야겠다는 자제력이나 소화불량 등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것은 소화력이 좋은 것이 아니라 과식을 알리는 신호 체계가 무너진 상태로 보아야 한다. 과식으로 인해 무기력함과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는 것은 위의 외벽을 확인하면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신 질환의 시작은 위의 외벽!
과식으로 인해 위는 적정량 이상을 받아들이면서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음식물이 남게 된다. 이러한 찌꺼기는 위장기관 내에 머물면서 독소를 만들어내고 위장점막을 손상시키면서 외부로 투과해 위의 외벽에 쌓이면서 점차 붓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러한 현상을 ‘담적(痰積)’이라고 한다.
최서형 원장은 “위의 외벽에 쌓여가는 담적 독소는 우리의 몸 어디로든 흘러들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만약 담적의 독소가 전신의 혈관과 반응할 경우, 온 몸의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노폐물의 배출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쉽게 피곤하고 지치는 ‘만성피로’라는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신경성’. ‘스트레스성’이란 진단을 받기 일쑤다.”고 전한다.
극심한 통증이 있음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신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지속적인 과식과 급식 폭식 등 불규칙적인 식습관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 보자. 이 외에도 당뇨나 간경화, 동맥경화, 관절염, 아토피 등과 같은 다양한 전신 질환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불규칙적인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적당한 운동으로 기혈의 흐름을 돕는 것으로 담적을 없애는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호전되지 않는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 위의 외벽을 정확히 살펴줄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을 찾아 담적을 제거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현명하겠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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