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9일 목요일

‘침묵의 질환’ 당신을 노린다

‘침묵의 질환’ 당신을 노린다


《회사원 김모(40·서울 송파구 방이동) 씨는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다. 평소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 평소 병원을 찾거나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복수가 차는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찾았더니 간경변증 진단을 받았다. 간염에서 간경변증으로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처럼 환자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무증상 질환은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큰 병을 야기하기 때문에 ‘침묵의 질환’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 △‘침묵의 감염’으로 불리는 만성 B형 간염 △‘침묵의 도둑’으로 불리는 뼈엉성증(골다공증) 등이다. 》

■ 고혈압

수개월 걸쳐 혈압 상승
가족력 있으면 요주의

고혈압은 특별한 증세가 없어 방치되기 쉽다. 수개월에 걸쳐 천천히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여러 번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가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 90mmHg 이상인 경우에는 고혈압으로 봐야 한다.

고혈압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 내 압력이 증가하고 동맥경화가 생겨 뇌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이 생긴다.

자신이 고혈압 위험군에 속하는지 알려면 △고혈압 가족력 △장기 흡연, 비만, 당뇨, 고지혈증 △최저혈압과 최고혈압의 격차가 60mmHg 이상 △고혈압 전(前) 단계로 진단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이럴 경우 3개월마다 혈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 건강검진을 받거나 가정용 혈압측정기를 이용해 자주 혈압을 측정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혈압은 수시로 변동하므로 최소 2회 이상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 만성 B형간염

증세 못느껴 방치 쉬워
싱겁게 먹는 습관 중요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간이 70% 이상 손상될 때까지 특별한 증세를 느끼지 못해 방치되기 쉽다.

B형간염은 간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국내 만성 간 질환 및 간암 환자의 50∼70%는 B형간염과 관련이 있다. 만성 B형간염은 장기간 바이러스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치료 초기부터 내성 발생이 적고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 방법을 선택해 꾸준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만성 B형간염 치료제로는 엔테카비어, 라미부딘, 아데포비어 등이 있다.

만성 B형간염 보유자는 정기적 간 검사와 함께 간 손상을 최소화하는 건강관리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 야채, 과일, 곡물은 많이 섭취하고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은 줄이며 싱겁게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너무 달거나 지방이 많은 후식이나 간식은 피해 간에 부담을 줄여야 한다.

■ 뼈엉성증

대퇴골 골절 가장 위험
칼슘 - 비타민D 섭취를

뼈엉성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조금씩 골 밀도가 줄어들어 뼈가 매우 약하고 푸석푸석해지는 질환이다. 평소 겉으로 드러나거나 느낄 수 없어서 골절이 생긴 후에야 알게 된다.

특히 대퇴골, 척추골, 요골(손목뼈) 등에 골절이 잘 생긴다. 대퇴골 골절이 가장 위험해 15∼20%는 1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평소 △뼈가 약하다고 생각되거나 △폐경이 시작됐거나 △뼈엉성증 가족력이 있거나 △부신피질 호르몬제, 갑상샘 호르몬제 등을 장기 복용하고 있거나 △60대 남성이라면 골 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골 밀도 소실이 시작된 60대 이상은 규칙적인 운동과 더불어 1년에 한 번씩 뼈엉성증 검사를 받는다. 칼슘(1일 성인 800∼1000mg, 폐경기 여성이나 노인 1500mg)과 비타민D(1일 400∼800IU)를 섭취하고 조깅, 등산 등 체중을 싣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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