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관절염, 나이가 상관 없어요
세계인구 6명 중 1명, 젊은 여성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게 발생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정모씨. 제대로 한번 배워보려는 마음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장에 들러 골프 삼매경에 빠졌는데 몇 주 지나지 않아 손가락이 붓고 손목에 통증이 왔다. 손가락과 손목에 잔뜩 힘이 들어간 채 나쁜 자세로 골프채를 휘둘러 손가락과 손목에 관절염 초기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다행히 일찌감치 병원을 찾아 몇 번의 통원치료만으로 증상이 완화되었지만 만일 그대로 방치했다면 다시는 골프채를 잡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이힐 즐겨 신는 여성 자주 앓아
하이힐을 즐겨 신는 직장인 김모씨. 갑작스럽게 불어난 몸무게를 줄여보려고 출퇴근시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하고, 점심식사 후에는 회사 건물 1층에서부터 20층까지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한 달 사이 체중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발목이 욱신거리고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과체중에 하이힐을 신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바람에 발목 부위에 관절염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실 김모씨와 같이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들의 경우 정도 차이는 있지만 발목관절염이 나타나며, 비만한 중년 남성들에게서도 종종 발생한다.
세계인구 6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다는 관절염은 젊은 여성에서부터 중년남성까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나타나는 질환이다. 예전에는 관절염이라 하면 55세 이후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 정도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광범위한 연령층에서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30~40대 직장인들도 관절염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관절은 뼈와 인대, 연골(물렁뼈), 이를 감싸고 있는 관절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이고 충격을 흡수하여 관절이 잘 움직이게 도와주는 연골이 닳으면 뼈와 뼈가 서로 부딪쳐 통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관절염이다. 사실 관절염은 심할 경우 일상생활이 힘들며, 운동과 취미생활 등 활동적인 삶을 영위하는데도 복병으로 작용하다. 게다가 노년기가 아닌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는 큰코 다치기 십상. 따라서 관절에 약간의 이상신호가 감지됐다면 신속히 전문의와 상담하고 X선 촬영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
“관절염은 나이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40~50대는 목, 팔꿈치와 어깨, 허리 등에 나타나고 60대 이후부터는 무릎과 엉덩이, 허리에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최근 관절염이 발생하는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면서 손목, 발목, 무릎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에 맞는 간단한 처방법도 잘 기억하는 것이 좋다.
먼저 손가락과 손목관절염은 손가락과 손목을 주로 사용하는 직업에 종사하거나 빨래를 많이 하는 주부에게서 종종 볼 수 있지만, 잠을 잘 때 습관적으로 팔을 베고 잔다거나 골프 등 손가락과 손목에 힘이 가는 운동을 잘못된 자세로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문 교수는 “손목이 아프거나 손가락이 저릴 때 일이나 운동을 즉시 중단하고 가벼운 음악을 들으며 손목을 풀어 주되 무리한 움직임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무릎관절염은 주로 앉았다 일어날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언덕이나 등산을 할 때 통증을 호소하며 한번 발생하면 그 진행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유연성 운동과 근육강화 운동, 격렬하지 않은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되, 가벼운 스트레칭 같은 유연성 운동은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를 넓어지게 하고 근육이 잘 움직이도록 도와주므로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문영래 교수는 “근육강화 운동은 말 그대로 근육의 힘을 늘리는 운동”이라며 “무릎을 편 상태로 허벅지에 강하게 힘을 주어 근육을 강화시키거나 의자에 앉아 다리를 쭉 펴주는 등 간단한 운동이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손목과 무릎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발목관절염은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하며, 과체중인 중장년층 남성에게서도 종종 볼 수 있다. 가능한 한 편한 신발을 신되 비만한 사람의 경우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급선무다.
근력 증가시키는 운동 병행해야
관절염 치료는 크게 수술과 약물요법을 꼽을 수 있다. 물론 그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관절의 유연성과 근력을 증가시키는 운동을 병행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약물요법은 관절의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지만 장기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속 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이를 보완, 부작용 없는 신약이 개발되었으므로 전문의의 상담과 처방에 맞춰 약물치료를 병행한다면 지긋지긋한 관절염을 뿌리 뽑을 수 있다. 약물요법과는 달리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염 통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관절의 연골, 뼈, 관절막 등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방법이며, 무릎이나 고관절의 인공관절은 어느 정도 보편화되어 있지만 그 외의 관절 부위에서는 아직 일반화 되어 있지 않다.
물론 수술과 약물요법 외에 문영래 교수가 조언하는 관절염 예방법을 살펴보면 첫째, 과체중이 관절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균형 있는 식사를 하며 둘째, 차가운 온도는 관절의 혈액순환에도 좋지 않으므로 외출시 장갑 등으로 보온을 해주는 것이 좋다. 셋째, 운동부족은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게이트볼이나 가벼운 댄스, 올바른 자세를 기본으로 하는 골프, 수영, 평지 걷기 등도 관절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넷째, 양반다리는 관절에 좋지 않으며 직장에서도 의자에 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제 관절염은 노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젊은 층에서부터 남녀를 불문하고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관절건강에 관심을 갖고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상책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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