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엔 하루 계란 1개도 많다
먹는 만큼 잃어버리는 ‘과식의 블랙홀’
‘시리아 햄스터’는 알코올 전문 학자에게 흥미로운 연구대상이다. 술과 물을 함께 제공하면 늘 술을 택한다. 알코올 분해 장기인 간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따져 봤을 때 사람 간의 5배에 달한다. 동물계에선 ‘신이 내린’ 최고의 주당(酒黨)인 것이다. 반면 사람의 간은 과음을 이겨내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영양학계·의학계에서 권장량을 정해 놓은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 가장 흔하면서도 늘 과용량이 문제인 식품들의 부작용과 올바른 섭취법은 무엇일까.
◇계란=노른자위의 높은 콜레스테롤 함량이 신경 쓰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미국심장협회(AHA)는 콜레스테롤을 하루에 300㎎ 이하 섭취하라고 추천한다. 달걀 한 개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218㎎. 한 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의 3분의 2가 채워진다. 게다가 콜레스테롤은 새우·쇠간·오징어 등 다른 동물성 식품에도 들어 있다. 만약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고 포화지방 섭취가 그리 많지 않다면(포화지방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데 더 기여) 계란 한두 개 먹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심장병·뇌졸중·당뇨병 환자나 혈중 LDL 콜레스테롤(혈관 건강에 유해) 수치가 높은 사람에겐 하루 한 개도 많다. 이들의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 권장량은 200㎎ 이하.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흰자위만 먹는 것이 좋다.
◇카페인=카페인은 커피에서 처음 분리된 알칼로이드의 일종. 약리작용이 있어 감기약 등에도 활용되지만 과량 섭취하면 건강에 해가 된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흥분시키고, 근육의 수축을 유도하며, 심장근육에 직접 작용해 심장 박동수를 늘린다. 또 콩팥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도 있다. 커피를 적당히 마시면 정신 집중·운동량 증갇노폐물 배설 등 긍정적 효과를 보지만 많이 마실 때는 불면증·식욕 감퇴·과민반응·부정맥·간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임산부가 임신 4개월 이전에 카페인을 하루 200㎎ 이상 섭취하면 유산 위험이 두 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카페인 1일 섭취 기준을 성인 400㎎, 임산부 300㎎, 청소년 160㎎(남)·133㎎(여성)으로 정했다.
◇알코올=술은‘적당히 마시면 백약지장(百藥之長), 지나치면 백독지장(百毒之長)’이다. 몸 안에 들어온 알코올은 10% 정도가 폐·소변·땀으로, 나머지 90%는 간에서 대사된다.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에서 초산으로 대사되고, 이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돼 배설된다. 음주 후 신체적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아세트알데히드. 두통과 췌장·간장·위장·심장 등 전신에 독성을 발휘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생식기관과 성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경우 임신 능력 저하, 남성에겐 성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 한 논문에 따르면 술은 적당량(하루 1.5∼2잔) 마시면 심장마비 발생 위험이 금주자보다 41∼62% 낮다.
중독정신의학회는 성인 남성의 경우 알코올 기준으로 하루 24g 이하, 여성·노인은 15g 이하가 적정 음주량이라고 밝혔다. 하루 24g의 알코올은 소주 3잔(각각 맥주 2캔·와인 2잔·양주 2잔)을 마셨을 때 얻는 알코올 양이다. 여기서 와인은 와인잔에 3분의 1만 채운 상태에서 두 잔을 가리킨다.
◇식이섬유=수용성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에 유효하다. 비만·당뇨병 환자에게도 권장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채소의 섭취량을 늘리면 암 발생률이 5~12%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식이섬유 섭취량은 19.8g. 권장량인 25g에 아직 못 미친다.
식이섬유의 웰빙 효과가 알려지면서 펙틴·카라기난·알긴산·셀룰로오스·차전자피 등 식이섬유 보충제를 사서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보충제를 남용하면 칼슘·철분 등 미네랄의 체내 흡수 방해, 방귀 발생, 설사, 복통, 복부 불쾌감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섭취량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부작용 해소법이다.
도움 말: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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