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환자의 이중고, 허리통증
나이가 들면 노화 현상으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 나타나기 마련.
퇴행성 질환은 주로 무릎부터 찾아오는 경향이 짙다.
무릎 관절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특성상 그 사용량이 다른 관절에 비해 많다.
평생 수십㎏의 상체도 떠받쳐야 한다. 평지를 걸을 때는 몸무게의 2~7배에 이르는 무게가 무릎에 가해지고, 뜀박질을 하면 그 2~3배의 충격이 전해진다.
몸 속 1백여 개에 달하는 관절 중 무릎 관절이 가장 먼저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노년층들이 무릎 통증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점이다.
하지만 무릎 관절염은 허리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제때 치료해야 한다.
실제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이들 중에는 요통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릎 통증이 요통을 낳는 이유
무릎 관절염이 요통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은 잘못된 자세로 인한 ‘몸의 균형 상실’이다. 한쪽 무릎이 아프면 자연스레 아프지 않은 쪽 무릎에 힘을 주어 걷게 된다. 몸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다. 한쪽 무릎에만 무게 중심이 쏠리면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뒤에서 봤을 때 I자로 유지돼야 할 척추도 한쪽으로 휘게 된다. 이로 인해 허리에 큰 부담이 가해져 허리 디스크나 디스크 내장증 같은 허리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고관절(엉덩이 관절) 변형도 요통의 원인이다. 고관절은 옆 골반인 장골과 넓적다리뼈를 잇는 관절이다. 무릎에 통증이 심하면 아픈 쪽 다리를 절게 된다. 걸을 때 다리 길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걸음걸이를 지속할 경우 고관절에 무리가 가 지면과 수평을 이뤄야 할 골반의 장골이 앞이나 뒤로 틀어지게 된다. 골반 위에 얹혀 있는 요추(허리등뼈)도 변형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허리 통증이 유발된다.
운동 부족도 요인이다. 무릎 관절염 환자는 통증으로 인해 운동은커녕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들다. 대부분의 시간을 앉거나 누워서 지내려 한다. 하지만 조금 아프다고 해서 무릎 근육을 움직여주지 않으면 관절염 진행이 빨라져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진다. 통증이 악화되면 관절염 환자는 운동이나 걷는 것을 더 꺼리게 되고, 이것이 허리 근육의 약화를 초래한다. 허리 근육이 약해지면 척추가 지지를 받지 못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통증을 느끼게 된다.
비만도 무시하지 못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운동량이 줄면서 기초 대사량도 감소해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과체중은 약해진 무릎 관절을 압박해 통증을 증가시킨다. 통증이 심해지면 운동량이 더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비만은 더 심해진다. 불어나는 살들을 지탱해야 할 척추도 더 큰 압박을 받게 돼 요통이 일어나게 된다.
■무릎질환 예방이 관건
무릎 관절염이 허리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릎 관절염 예방이 관건.
무릎의 퇴행성 질환은 꾸준한 운동으로 그 발병속도를 늦추거나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운동을 통해 관절 나이를 젊게 유지하면 되는 것. 운동으로 몸이 다져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퇴행성관절염을 앓을 확률이 2~3배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는 60대 노인 중 30대 청년과 같은 몸을 가진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나이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신체 나이는 노력에 따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무거운 물건 들기, 축구, 테니스, 달리기, 등산과 같이 무릎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 대신 하중이 실리지 않거나 적게 실리는 수영, 걷기, 자전거 타기가 좋다. 특히 평지 걷기가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4회 이상 10~15분 정도 걷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걷는 속도와 시간을 늘려 나가도록 한다. 15분 정도 걷기를 2~3주 해본 뒤 몸에 큰 무리가 없다면 20분, 다음 2~3주 후에는 25~30분 정도로 시간을 늘려 나간다.
몸무게도 무릎 관절 노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체중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민간 치료도 유용하다. 퇴행성관절염에는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20~30분 정도 뜨거운 물에 담근 수건에다 몇 개의 젖은 수건을 덧대서 찜질하면 좋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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