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양치하는 당신, 흡연 후 양치는 하나요?
흡연 후 양치를 해야 하는 이유
흡연 후에는 반드시 양치를 해야 한다. 흡연 후의 구강은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흡연은 고온으로 인해 입안의 온도를 높인다. 구강 내 온도가 높다 보니 침이 말라 자정작용이 약해지고 그만큼 세균이 잘 자라 세균성 치태(프라그)가 생긴다. 세균성치태 1mm²에는 약 7억5000만 마리의 각종 세균이 축적돼 있는데 평소 이만 제대로 닦아도 제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흡연 후 양치를 소홀히 하면 치아 사이에 세균성 치태가 석회화되어 치석을 형성하게 된다.
게다가 입속을 드나드는 담배연기에는 니코틴을 포함해 수많은 세포독소 및 혈관 수축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 물질은 구강 내 말초 혈액 순환을 감소시키고 항체 형성, 세균에 대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각종 세포의 정상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에 치주 조직의 치유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만성적인 잇몸 염증이 계속 되는 것이다.
또 흡연 후 늘어난 세균들은 구강 내 남아 있는 음식물들을 양분으로 대사활동도 활발히 하면서 대사산물들을 배출한다. 이 대사산물들은 산성을 띠는데 대사산물들이 축적 되서 산성도가 ph 5.5보다 강하게 되면 치아에서 칼슘이 녹기 시작해 충치가 발생한다.
입 냄새도 심해진다. 흡연은 치아에 니코틴의 침착을 유발시키며 이런 니코틴의 침착은 치태에 의한 구취도 동반되기 때문이다. 입 냄새의 주범으로 알려진 황화합물 농도를 할리메터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 흡연 직후에는 평균 895ppb(오염물질의 대기농도 표시 단위)로 매우 높았다. 반면 탄산음료를 마신 뒤에는 184ppb, 사탕을 먹은 뒤에는 221ppb에 그쳤다. 일반 비흡연자의 평소 구취지수는 160ppb 내외다. 따라서 흡연 후에는 바로 양치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제대로 양치를 할 수 없을 때는 물로 입안을 헹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로만 양치를 해도 구취지수는 325ppb로 크게 떨어진다.
잇몸을 공격하는 담배
흡연은 백해무익하지만 특히 잇몸건강에 많은 해를 끼친다. 니코틴, 타르 등 담배 속에 무수히 잠재된 유해성분이 입속 말초신경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막기 때문이다. 혈액순환이 둔화되면 잇몸은 산소와 영양소가 결핍돼 잇몸이 약화된다. 약화된 잇몸은 잇속에 염증을 유발시키는 치은염과 치주염의 발생으로 이어진다. 치은염이란 잇몸 끝 부분에만 염증 상태에 있는 질환을 말하며, 치주염은 치조골, 치주인대, 백아질 등으로 구성된 치주조직에 염증이 확산된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잇몸병은 치아 뿐 아니라 뿌리에까지 염증을 만들어 잇속을 곪게 만드는 것이다.
흡연은 잇몸질환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치아에도 독이 된다. 니코틴은 치석을 유발시켜 충치발생률을 높이며 치아를 누렇게 만드는 변색의 주범이다. 하지만 흡연자는 손상된 치아를 치료할 때도 곤란을 겪어야 한다. 인공치아를 심는 임플란트 시술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치료 성공률이 낮기 때문이다.
흡연자의 구강 건강, 스케일링 먼저
흡연자들은 어떻게 구강건강을 지켜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후와 흡연 후에 양치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취침 전에는 반드시 한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침의 분비량이 줄어 세균의 활동이 가장 왕성하기 때문이다. 양치를 할 때는 잇몸도 같이 닦는 습관을 들인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비흡연인들이 1년에 한번 스케일링을 받는데 흡연자들은 6개월에 한 번씩 받는 게 좋다. 흡연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치석이 잘 생기는데 관리를 소홀히 하면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까지 발전하게 된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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