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으로 인한 생활 불편, 노년층 건강 적신호
65세 이상 노인들은 일상생활을 할 때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일까.
5월 어버이날을 앞두고 퇴행성 척추질환을 갖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 100여명(올 1월부터 3월까지 병원을 찾은 노인 대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걷기-무거운 물건 들어올리기-가만히 서있기’의 순으로 조사돼 일상생활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의 80%는 허리와 함께 골반이나 무릎에도 동반질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가 들어 신체가 퇴행하게 되면,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데, 특히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이 약해져 허리에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또 허리가 굽어 척추내의 신경을 눌러 다리 쪽의 운동기능을 저하시켜, 다리를 움직여야 하는 걷기가 신체적으로 가장 힘든 일이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요통으로 인한 생활 불편, 노년층 건강 적신호
척추질환은 65세 노인의 상병 중 5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노년층이 흔히 앓고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척추질환 환자들에게 생활의 불편도를 물었더니(중복응답), 걷기(77.8%)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무거운 물건 들어올리기(55.6%), 서있기(54.2%) 등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운동하기(29.2%)나 앉아있기(26.4%) 보다도 ‘편안하게 자는 것이 더 힘들다’는 대답이 30.6%로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난 것.
일상생활의 활동 불편 정도를 평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청장년층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을 거의 불편하지 않은 1점으로 평가한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75%는 어느 정도 이상 불편하다는 2∼3점으로 평가했다. 또한 불편하지 않다고 평가한 항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요통을 앓고 있는 노인의 경우 통증 및 질환으로 인한 생활 불편도가 보통의 노인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걷기
나이가 들수록 걸을 때 한걸음의 길이와 분당 보폭수가 감소된다. 또한 허리가 굽는 등의 신체적 변형과 뼈의 골밀도의 감소는 골반과 연결, 자세를 변화시키고, 활동성을 저하시킨다. 특히 요통이 있을 때는 이런 신체의 변화 외에도 통증이 수반되어 걷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이 빠져 나오거나, 척추관협착증 같이 다리로 가는 신경을 압박하는 노년층에 많은 척추 질환의 경우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는 증상으로 인해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다리를 움직일 수 없어 보행이 더욱 힘들어 지게 된다.
▲무거운 물건 들어올리기
인체는 45세 이후부터 10년 5%정도 근력이 약화된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생기는 요통은 근육과 인대가 평상시 보다 더욱 늘어나, 이런 등 근육의 긴장이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척추에 받는 부담도 훨씬 늘어나게 되어 요통의 만성화에 일조하게 된다. 습관적으로 허리를 구부리고 작업하는 사람들, 자주 무거운 물건을 드는 사람들은 요통 발생율이 일반인보다 높다고 한다. 특히 물건을 드는 일은 다리 힘으로 들게 되는데, 허리가 아프거나 약해진 노년층의 경우 다리 근육량도 감소하고, 다리로 지지한다 하더라도 물건을 드는데 있어 지탱하는 허리가 약해 무거운 짐을 들거나, 물건을 옮기는 등의 일을 힘겹게 느끼게 된다.
▲가만히 서있기, 편하게 자기, 앉아있기
똑바로 누워있을 때 허리가 받는 압력을 25라고 한다면, 서있을 때는 100, 똑바로 앉을 때는 150, 구부정 하게 앉았을 경우 180,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는 220 정도의 압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서있거나 앉았을 때에도 허리에 받는 압력이 있기 때문에 요통을 앓는 환자의 경우 더욱 허리에 통증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하다면, 왜 허리에 받는 압력도 없는데 편하게 자는 것이 힘든 것일까?
이유는 따로 있다.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같이 노년층이 많이 앓는 허리질환이 그 답이다. 디스크 환자의 경우 누웠을 때 돌출된 추간판이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느끼게 되며, 협착증 경우 신경이 눌려, 엉치부근이 아파 깊이 잠을 들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질환의 특징이기도 하다.
▲운동하기, 목욕하기, 옷 입기
요통환자가 무리하게 손을 뻗으면 신체의 중심선이 밖으로 나가게 되므로 허리의 긴장을 증가시켜 요통을 유발하게 된다. 목욕을 하거나 옷을 입을 때, 운동할 때, 나도 모르게 무리하게 손을 뻗거나, 등 뒤로 돌리는 등 나도 모르는 사이 요통을 유발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또한, 걷거나 서있기도 힘든 요통환자의 경우 뼈와 근육이 약해져 운동은커녕 운신도 힘든 경우가 많아 운동을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많아진다.
- 척추질환으로 인한 통증
이밖에 이번 조사에서 허리와 함께 다른 아픈 곳이 어디인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골반(47.2%), 무릎(30.6%), 발목(12.6%), 목이나 어깨(11.1%)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요통이 있을 경우 골반이나 무릎까지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같은 이유는 신경의 압박 때문이다. 척추뼈 안에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관인 척추관이 노화로 인해 좁아지게 되어, 다리로 가는 신경을 압박할 경우 요통뿐 아니라 골반, 무릎, 발목까지 다리 전체에 있어 저림과 통증을 줄 수 있다. 특히 엉치의 경우는 대부분 신경이 눌려 아픈 경우가 많다.
무릎 통증의 경우, 노화로 인해 뼈의 골밀도가 약해지고,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의 연골이 닳아 버리는 골관절염이 함께 오는 경우가 있다. 무릎 관절염은 노인의 경우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이기도 하다. 목이나 어깨의 경우 목디스크, 충돌 증후군, 오십견 등 뼈와 관절의 퇴행으로 오는 관절 질환으로 인한 통증이 올 수 있다. 특히, 요통을 겪는 노인은 골밀도가 낮거나, 뼈와 관절이 약한 경우가 많아 허리 뿐 아니라 다른 관절 역시 통증을 겪을 수 있다.
노년층의 척추, 관절질환은 젊은층과는 달리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 대부분이고, 이 경우 자연치료가 힘들어 통증이 쉽게 없어지지 않아 노년층 건강관리의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 운동, 수면 등의 행위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통증으로 인해 앉거나, 누워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연관된 근육이나 관절을 쓰지 않게 돼 노화 및 운동부족을 유발, 더욱 통증이 악화되어 건강이 나빠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 노인 척추 질환 어떤 것들이 있는가?
신규철 원장은 “노인층의 대표적 척추질환으로는 척추관 협착증과 노인성 디스크를 꼽을 수 있다. 젊은 층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전형적인 퇴행성 질환”이라고 밝혔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인대와 척추 뒤쪽의 뼈가 굵어져 두 조직 사이의 신경을 누르는 증상을 말한다. 흔히 말하는 ‘꼬부랑 허리’의 원인이기도 하다. 노인성 디스크는 오랜 기간 동안 서서히 척추뼈 사이의 완충작용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에 균열이 생기면서 제 위치를 이탈해 뒤쪽 신경을 누르는 증상이다.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의 통증이 심해 조금만 걸어도 힘들고, 아랫도리가 조이는 듯 아프지만 쪼그려 앉거나 쉬면 금새 괜찮아질 때는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게다가 척추관 협착증은 쪼그려 앉아있을 때보다 허리를 펴주면 관이 더욱 압박되어 통증이 더 악화되며, 증상이 진행되면 가만히 서있거나 걷는 행위조차 힘들어지는 등 운동감각이 마비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성 디스크의 경우 몸을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런 퇴행성 척추질환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간단한 수술로 질환의 원인을 제거 할 수 있다. 특히 척추관 협착증이나, 노인성 디스크의 경우 질환의 원인이 되는 신경을 누르는 부분만 살짝 제거하면 되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큰 부담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신규철 원장은 “최근 고령자를 위해 부분마취, 빠른 수술시간, 최소 절개 등 수술방법이 발달, 고령자도 안심하고 수술을 할 수 있어 노인층 척추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 밝혔다.
- 노인 척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나이가 들면 뼈가 약해지고, 뼈를 지지하는 근육도 약화되어 관련된 질환을 앓기 마련이다. 따라서 노인층 척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인의 신체적 특성에 맞춘 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허리의 근육과 유연성을 강화하는 운동은 필수다. 허리가 아픈 노인층을 위해 권장되는 운동으로는 수영과 실내 자전거 타기가 대표적이다. 두 운동 모두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근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전거 타기는 척추신경구멍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어 노인층에 흔한 척추관협착증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허리 근육 강화를 위해서는 수영, 그 중에서도 자유영, 배영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접영은 되려 요통을 악화시킬 수 있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허리를 빠른 속도로 돌려야 하는 볼링, 골프는 노인층에 있어 권장되지 않는 운동이다. 또한 달리기, 줄넘기 같은 중력운동은 관절 손상의 위험도 있다. 배드민턴이나 테니스는 서브를 넣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장시간의 운동 역시 금물이다. 운동이 되려 병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15분에서 30분 내외의 간단한 근력강화운동이 허리에 가장 좋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는 등 척추질환을 유발하는 자세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허리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생활습관이기도 하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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