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4일 일요일

가는 변에 몸무게 줄면 암이라고?

가는 변에 몸무게 줄면 암이라고?


32세의 젊은 여성 김은주(가명)씨가 자리에 앉자마자 "선생님, 어떻게 해요?"라며 눈물을 흘린다. 승진 시험 때문에 신경 쓰는 일도 많아지고 식사도 제 때 못하건만, 평소보다 더욱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변도 가늘어져서 이상하다 싶더니 급기야 몸무게도 빠졌단다. 대장암이 아니냐고 묻는다.

그녀는 고등학교시절부터 시험기간만 되면 복통이 잦았다가 시험이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통증이 사라졌다고 한다. 또 사회인이 되고서도 스트레스를 받기만 하면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곤 했단다. 이번에는 몸무게가 하얀 코 같은 점액이 변에 묻어나오자 덜컥 겁이 났던 모양이다.

하지만 대장내시경과 혈액검사, X선 검사까지 했지만 김 씨는 모두 정상이었다. 김 씨의 증상은 다름 아닌 ‘과민성장증후군’이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소화기병에서 가장 흔한 질환의 하나로, 다른 질병이나 해부학적 이상 없이 대장 근육의 운동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을 통틀어 말한다.

따라서 혈액검사, 방사선 및 대장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는 만성적 또는 반복적인 소화기 증상들, 즉 불규칙한 배변과 함께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은 복통, 가스가 차는 팽만감 등을 호소한다. 때로는 가슴앓이, 조기 포만감, 오심, 구토, 소화불량, 피로, 집중력 감소, 불면, 심계항진, 미각이상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강박증이나 불안감, 우울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과민성 대장증상을 불러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수험생, 직장인, 가정주부 등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갑자기 명치끝이 아프거나 아랫배가 불편하면서 설사가 난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주로 30~40대에 많이 나타나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가량 많다.

과민성장증후군은 특별한 원인이 없기 때문에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가 이뤄진다. 장기간의 약물 치료가 요구되면 악화와 호전이 반복된다. 그래서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고 자가진단을 해 약만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병을 키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지도를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다.

생각이 병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도 그 중 하나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당한 운동과 올바른 배변 습관 등을 유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우선적으로 원인이 되는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면서 환자 스스로가 자기 병을 이해하고 암 같은 심각한 질병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전문가의 권유에 따라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휴식을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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