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변, 건강하십니까?
소변횟수 하루 5, 6회 정상… 혈뇨땐 요로염증-결석 등 의심
《봄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그만큼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수분 섭취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땀 분비와 소변량이 늘어난다.
소변은 혈액이 우리 몸을 순환한 뒤 신장에서 걸러진 결과물이다.
신장에서 걸러진 혈액 속의 노폐물과 여분의 수분이 요로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소변은 우리 몸 상태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소변의 색깔, 냄새, 거품, 양, 횟수, 혼탁 정도를 점검하면 내 몸의 건강 상태가 보인다.》
○ 소변량 500mL 미만 신부전 의심
건강한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대략 1.6L(1.5L 페트병 1병 정도)다. 방광은 보통 500mL 정도의 소변을 담아두고 한번에 200∼400mL씩 배출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5, 6회 소변을 보는 것이 정상이다. 배뇨 횟수뿐만 아니라 소변량도 중요한데 하루 소변량이 500mL 미만이면 소변감소증에 속한다. 심한 탈수증, 오줌길 막힘, 신장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신부전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대로 하루 소변량이 3L 이상이면 다뇨증이다. 과도한 수분 섭취, 당뇨병, 요붕증(멀건 소변이 다량 배출되며 갈증 동반)을 의심할 수 있다.
정상적인 소변 색깔은 무색부터 진한 황갈색까지 다양하다. 소변 농도에 따라 ‘유로크롬’이라는 노란색 색소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탈수증으로 소변의 절대량이 적어지면 유로크롬의 농도가 높아져 소변 색깔이 진해진다.
○ 수분 섭취 적으면 소변색 진해
심한 운동으로 땀이 많이 나거나 구토 및 설사로 몸의 수분이 부족하거나 물 섭취를 적게 하면 소변이 농축돼 짙은 노란색을 띤다. 체내에 물이 부족하면 신장에서 수분의 재흡수가 많아 소변으로 배출되는 물의 양이 줄어들어 소변이 진하게 보이는 것이다. 간·담도 질환으로 황달이 심한 경우도 담즙이 소변으로 배설돼 진한 노란색을 띤다.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복용해도 소변이 노랗다.
염증성 질병이 있을 때는 소변이 뿌옇다. 신우신염과 방광염이 대표적. 신우신염은 세균감염 또는 요로결석이나 협착으로 소변이 방광으로 흘러내리지 못해 콩팥에 소변이 고일 때 생기는 콩밭염증이다. 고열과 함께 옆구리가 아프고 방광자극, 위장장애와 함께 농이 섞인 오줌이 나온다. 그대로 두면 신장기능이 떨어지거나 패혈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항생제로 균을 제거하고 막힌 소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적색뇨가 나오면 일단 혈뇨를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눈으로 보이는 혈뇨가 있으면 이는 신장질환의 하나인 사구체신염이 발생하거나 요로염증, 종양, 결석, 기형으로 조직이 헐거나 손상으로 출혈이 생긴 것이다. 중년부터는 방광암 같은 종양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부 약품이나 식품에 의해서도 소변색이 변할 수 있다. 결핵치료제인 ‘리팜핀’은 오렌지색 소변, 비트라는 빨간색의 야채는 분홍색 소변을 보게 한다. 항우울제인 아미트리프틸린을 복용한 후에는 청록색 소변이 나오기도 한다.
○ 소변에 거품 나면 신장 이상
정상적인 소변도 거품이 생길 수 있지만 그 양은 매우 적다. 고기를 많이 섭취했거나 심한 운동을 했거나 고열이 나는 경우에는 거품이 보일 수 있다. 마치 비누를 풀어놓은 것처럼 거품이 많이 일어나면 단백질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즉시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 소변으로 당분이 흘러나오는 것이 당뇨병인 것처럼 단백뇨는 소변을 통해 단백질이 나오는 것이다. 단백뇨는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신호다.
흔히 소변은 지린내가 난다. 그러나 소변에서 코를 톡 쏘는 썩은 암모니아 냄새가 나면 오줌줄에 염증이나 대장균에 의한 세균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세균에는 소변을 분해해 암모니아를 만드는 효소가 있기 때문. 당뇨병이 있을 때는 소변에 아세톤 같은 케톤이라는 물질이 배설돼 은은한 사과향(신내)이 난다. 아스파라거스를 먹은 뒤에는 매운 냄새가 나기도 한다. 장과 방광 사이에 누공이 생기면 소변에서 구린내 같은 역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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