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현미·치즈·두부 꼭 챙겨 드세요
“노인의 푸드 피라미드(식단)에 식이섬유·칼슘·비타민 D·비타민 B12를 보충하라.”
영양학 저널 1월호엔 미국 농무부(USDA)가 운영 중인 온라인 영양정보 사이트인 마이피라미드(www.mypyramid.gov, 자신의 나이·성별·체중·키 등을 입력하면 이를 근거로 적절한 식생활 관리법을 알려준다)엔 노인을 위한 영양지침이 이렇게 개정돼야 한다는 연구 논문이 실렸다. 저자는 1999년 70대 이상 노인용 푸드 피라미드(마이피라미드의 기초가 되는 각종 식품의 영양 정보와 식생활 가이드)를 개발한 미국 투프트대 앨리스 리히텐스타인 교수팀. 이들은 노인이 되면 신체 활동이 줄고, 기초대사가 느려져 젊을 때보다 열량(에너지) 요구량이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봤다. 그러나 영양소는 젊을 때와 같거나 오히려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약=‘만병의 근원’인 변비로 고생하는 노인이 많다. 변비 해소를 위해선 식이섬유를 하루 30g 이상 섭취해야 한다. 식이섬유가 장내 수분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여 변의 부피를 늘리고 대장 운동을 촉진, 변을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통곡(현미·호밀 등)·콩·과일·채소 등에 풍부하다. 평소 채소를 즐기는데도 변비가 있다면 날것보다 살짝 익힌 채소로 바꿔 본다. 채소를 찌거나 삶으면 부피가 줄어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에겐 국의 짠 국물보다 채소 건더기를 즐기도록 권한다.
◆칼슘은 골다공증 예방에 유효=노인이 칼슘 섭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 세 가지. 첫째, 성호르몬의 감소로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둘째, 나이 들수록 칼슘의 흡수율이 낮아진다. 셋째, 노인이 선호하는 음식엔 칼슘이 적다.
칼슘은 국내 노년층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다. 노인이 칼슘을 쉽게 보충하는 방법은 시판 중인 칼슘제를 복용하는 것. 사람의 몸은 한 번에 500㎎ 이상 칼슘을 잘 흡수하지 못하므로 적당히 나눠 먹는 것이 좋다. 칼슘제는 부작용으로 위장 장애가 있어 식후에 복용한다. 칼슘제 복용 뒤 속이 쓰리거나 변비가 생기면 두부·생선·요구르트·우유·치즈 등 식품을 통해 칼슘을 보충한다.
노인이 칼슘을 체내에 오래 붙잡아놓으려면 지나친 고단백 식사나 염분 섭취를 피한다. 단백질을 권장량보다 2배 이상 섭취하거나 짠 음식을 즐기면 칼슘이 다량 배설되기 때문이다.
◆비타민 D는 골절을 막아준다=노인은 몸 안엔 비타민 D가 적다. 비타민 D는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만들어지므로 ‘선샤인 비타민’으로 통한다. 노인의 노화된 피부는 햇볕을 쬐도 비타민 D를 잘 합성하지 못한다. 비타민 D는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또 근육을 조절하는 능력과 균형 감각을 높여 준다. 몸 안에 비타민 D가 많은 노인은 잘 넘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비타민 D는 골절과 뼈 손실을 막아 장수에 기여한다. 노인의 골절은 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 고관절 골절을 입은 노인 4명 중 1명은 6개월 이내에 합병증으로 숨진다.
노인의 비타민 D 보충법은 다음 세가지다.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고등어·두부·두유·달랠시금치 등)을 즐겨 먹는다. 비타민제·종합영양제 등을 통해 비타민 D를 하루 600~800IU 복용한다. 매일 1시간가량 가벼운 운동·산책으로 햇볕을 쬔다.
◆비타민 B12는 기억력 회복제=노인 10명 중 서너 명은 비타민 B12 결핍 상태다. 50세가 넘으면 비타민 B12 보충제의 복용을 고려하라고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이 비타민도 칼슘·비타민 D처럼 뼈를 튼튼히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해 준다. 신경계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유효하다. 이 비타민이 결핍된 4명 중 3명 이상에서 신경장애가 나타난다. 특히 기억·학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합성을 돕는다. 노인의 기억력·집중력·균형감각을 높여 주는 비타민인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노인에게도 권장된다. 흡연으로 인한 암을 막아 줘서다.
비타민 B12는 위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다. 노인의 경우 더욱 그렇다. 병원에선 노인에게 이 비타민을 대개 주사로 투약한다. 간·쇠고기·돼지고기·계란·우유·치즈·생선 등에 풍부하다. 식물성 식품엔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채식주의자라면 따로 보충해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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