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증상 대처법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정에선 30건(151명)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 통계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집에서 조리한 음식을 먹은 뒤 식중독에 걸린 경우 대부분 이를 보건소 등에 신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식중독 환자 수는 통계 숫자의 800배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식중독 원인균은 노로바이러스다. 지난해 전체 식중독 건수(510건)의 19%에 해당하는 97건(2345명)이 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 오염된 지하수나 어패류가 주된 원인이다. 다음은 병원성 대장균(62건)·살모넬라균(42건)·황색 포도상구균(38건)·장염 비브리오균(33건) 순서다.
이 5대 식중독 원인균 가운데 가정에서 처리하기가 가장 까다로운 것은 황색 포도상구균. 다른 넷은 조리시 가열 온도를 75도로만 올려도 금세 죽는다. 그러나 황색 포도상구균은 100도에서 30분간 가열해도 세균만 죽을 뿐 독소는 파괴되지 않는다.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는 “10명 중 5명의 손에 포도상구균이 존재한다”며 “포도상구균은 주로 손을 통해 음식으로 전파되므로 조리하기 전 손을 깨끗이 씻고 특히 손에 상처가 있으면 조리·배식에 참여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식중독의 대표적인 증상은 설사와 복통이다. 설사를 심하게 하면 탈수에 대비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설사 환자에게 물 1L에 설탕 4찻숟갈, 소금 1찻술갈을 넣은 음료를 만들어 수시로 마시라고 권장한다. 끓인 물이나 보리차에 소량의 설탕·소금을 타서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과일즙·탄산음료·진한 녹차는 피한다. 장에 자극을 줄 수 있어서다.
윤 교수는 “혈뇨·요독증(체내에 노폐물이 쌓여 신장이 망가지는 병) 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는 병원성 대장균을 제외한 나머지 네 식중독균은 짧으면 1∼2일, 길어도 1주일 내에 자연 치유된다”고 말했다.
지사제(설사약)는 절대 금물이고 항생제도 함부로 먹어선 안 된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샛별 교수는 “설사 환자가 지사제를 복용하면 장내의 식중독균·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게 돼 병이 더 오래갈 수 있다”며 “항생제 사용은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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