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1일 화요일

치질수술,이젠 휴가낼 필요없다


국내에 1년 전 도입된 치질 치료법 ‘무통치핵동맥결찰술(HAL&RAR·할 앤드 라르)’이 통증과 부작용, 시술기간 최소화 등 다른 시술에 비해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술 후 다음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대목동병원 정순섭 교수팀은 ‘할 앤드 라르’ 시술을 받은 34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시술시간은 35분이며 시술 후 입원기간 1.4일, 일상복귀에 걸리는 시간이 1.8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또 수술과 관련된 통증점수(VAS)는 수술 전 1.8이었으나 수술 1주일 후 1.0으로 감소했다.

■치질 중 내치핵이 90%

치질은 항문 주위의 혈관이 확장되어 출혈, 통증, 돌출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항문의 치상선 안쪽에 생긴 것이 내치핵인데 이 증상이 90%를 차지한다. 항문 바깥쪽으로 주로 드러나는 것은 외치핵이다.

내치핵 1도는 출혈 증상만 있는 상태를 말한다. 2도는 배변 시 탈출이 있지만 저절로 다시 들어가고 3도는 배변 시 탈출된 치핵이 손으로 밀어야 들어간다. 4도는 항문 바깥으로 치핵이 늘 탈출된 상태를 말한다.

치질은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주로 발생한다. 이 밖에 유전적인 원인, 연령증가, 변비, 배변습관 등에 따라 증세가 나타난다.

■할 앤드 라르 시술이란

오스트리아 AMI사에서 도입한 신개념 치질 수술법인 ‘할 앤드 라르’는 주로 내치핵 시술에 적용된다. 이 시술은 단순히 치핵을 절제하는 게 아니라 동맥을 묶어 치핵의 원인을 치료하고 외부로 돌출된 치핵을 고정시켜 재발률을 낮추는 것이다.

시술은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치핵동맥결찰술(HAL) 단계에서 1회용 초음파 탐지기를 이용해 치핵으로 통하는 동맥을 찾아 특수실로 묶어 준다. 치핵을 유발시키는 혈관 확장을 차단하는 것이다. 동맥을 묶으면 부풀어 올랐던 치핵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다음 단계인 점막고정술(RAR)을 통해 직장 쪽의 점막을 끌어올려 항문 외부로 돌출된 치핵 덩어리를 안으로 고정시킨다. 내치핵 1도인 경우에는 HAL 단계만 시술해도 되지만 2도 이상은 할 앤드 라르를 같이 시술해야 한다.

■기존 수술과 어떻게 다른가

기존 치핵 절제술은 증상이 심한 3∼4도 환자들에게 주로 시행된다. 하지만 시술 후 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시간이 길다는 게 단점이다. 또 치핵 절제 시 내괄약근의 손상으로 인한 변실금, 항문관 협착 등 합병증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할 앤드 라르는 당일 수술이 가능하고 시술 직후 항문모양을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시술 비용이 비싸다는 게 흠이다. 치핵절제술은 30만∼45만원이지만 할앤라르는 80만∼100만원이다.

정순섭 교수는 “할 앤드 라르는 외과적 수술법인 치핵절제술과 달리 통증과 출혈, 부작용이 없으며 시술 당일 입·퇴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이 빠르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최적의 수술법”이라며 “하지만 돌출이 심한 외치핵이나 내·외치핵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한 후 시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할 앤드 라르 시술은 이대목동병원, 강남성모병원, 서울내과외과, 대전한국병원, 대구드림병원, 광주첨단병원, 부산항운병원 등 전국 20여개 치질 전문병원에서 시술 중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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