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9일 일요일

혈변, 치질 아닌 `암 초기증상`일수도

혈변, 치질 아닌 `암 초기증상`일수도


대변에 피가 섞여 나와 치질수술을 받은 김 모 씨(51세). 그러나 수술 후에도 계속 불편하고 혈변이 멈추지 않아 다시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대장암.

김 씨처럼 치질치료를 받다가 뒤늦게 대장암 진단을 받는 환자가 적지 않다. 대장암은 한참 진행된 후에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 따라서 다른 증상 없이 '혈변'만 보고 치질로 오인하기 쉬운 것.

'혈변'은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대변에 선홍색의 피 또는 핏덩어리가 보일 수 있다. 자장면 소스처럼 검정색을 띠기도 하고 피가 섞인 설사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 선홍색의 피가 보이면 치질로, 검정색에 가까운 진득한 피가 나오면 위장질환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혈변의 상태만 보고 자신이 직접 진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직장암'과 같은 대장암일 경우, 선홍색의 피가 나올 수 있다. 출혈 부위가 항문에 가까울수록 대변에 섞여 나오는 혈액의 색깔이 선홍색을 띠기 때문이다. 또 치질이 항문 안쪽에 있는 경우, 피가 고여 시간이 지난 후 변과 함께 나오면, 검게 콧물처럼 나올 수 있다.

따라서 혈변이 발견됐을 때,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은 병원을 찾는 것이다. △혈변의 색깔 △ 피가 변의 겉에 묻어 있는지 안에 있는지 △변비 또는 설사가 있는지 등 혈변의 양상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내시경검사나 혈관촬영 등으로 출혈의 원인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동통 및 빈혈 등의 증세가 40세 이상의 성인에게 나타나면 대장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대장에는 신경세포가 없어 암에 걸린 후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므로 대장내시경검사를 하지 않고는 초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홍창원 국립암센터 대장내시경아카데미 교수는 "변비나 설사, 혈변이 비친다고 해서 누구나 대장내시경을 받지 않기 때문에 대장암의 조기 발견이 많지 않은 것"이라며 "하지만 일단 대장내시경을 받기만 하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용종'의 발견이 쉽고, 바로 절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만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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