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허리 통증, 혹시 척추관협착증?
김모(78·경북 안동시)씨는 일년 전부터 발가락과 발바닥, 발목이 심하게 저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스트레칭도 열심히 해봤지만 효과는 잠시뿐. 저림증은 종아리와 엉덩이까지 확대됐다. 얼마 전부터 허리까지 아파 디스크라고 생각하고 정형외과에 가서 MRI를 찍었다. 의사는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했다.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만큼 많이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60대 이상에서는 디스크보다 훨씬 흔한 척추 질환이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척추관협착증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척추관협착증 진료 인원을 조사해본 결과, 2004년 38만1577명이었던 것이 2008년에는 65만6384명으로 약 70% 증가했다.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 받은 사람의 70%인 45만6980명이 60대 이상일 정도로 노령 환자가 많다.
60대 이상 대상으로 질환을 분류한 결과 전체 척추 질환자 중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60대는 47%, 70대는 48%, 80대는 52%로 나타났다.
반면 척추 질환자 중 디스크 환자 비율은 60대 21%에서 70대 15%로 줄었고, 80대에는 9%에 불과했다. 나이가 들수록 척추관협착증은 증가하고, 디스크는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많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의 하나이다.
◆나이 들면 많이 사용한 부위서 생겨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안에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관이 좁아져 신경을 눌러 다리 등에서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관이 좁아지는 까닭은 많이 사용한 척추 부위가 약해지면서 그 '보상 작용'으로 척추에서 무딘 잔가지 뼈들을 만들어내기 때문.
처음에는 다리가 저린 것이 주된 증상이지만 심해지면 조금만 움직여도 아파 걸음을 걷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면 외출을 제대로 못하고 집에 눕게 돼 골다공증을 악화시키고 그에 따른 골절 위험도 증가시킨다. 노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석경수 교수는 "특정한 원인이 있는 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별다른 원인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생기는 질환"이라며 "특히 사람들이 척추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인 요추(허리 부분)과 경추(목 부분)에서 협착증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허리를 구부려 하는 가사 활동이 많은 여성, 허리 구부림이 많은 농부나 노동자 등에서 흔히 나타난다.
◆증상 심하지 않으면 '큰 수술'보단 '작은 수술' 좋아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주된 치료는 수술이다. 척추에서 협착증이 일어난 부위, 즉 척추의 잔 가지 뼈들이 비정상적으로 증식된 부분을 잘라주거나 긁어내는 것이다.
척추 자체에 변형이 와 있거나 척추관 안의 다른 부위에까지 손상이 있으면 척추뼈 잔가지를 긁어낸 다음 해당 부위 척추 뼈와 그 아래나 위의 척추 뼈에 나사를 박고 서로를 이어서 고정해 주는 '척추 고정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척추 자체에 문제가 없거나 손상이 심하지 않으면 해당 부분 잔가지 뼈들만 잘라주는 '미세 현미경 감압술(減壓術)'이 고려된다.
척추관협착증 체크리스트
□허리를 구부리면 편하고, 펴면 아프다.
□다리가 저려 걷다 쉬다를 반복한다.
□엉치가 빠질듯이 아프다.
□계단을 내려갈 때 허리에 힘이 들어가고 다리가 당긴다.
□다리의 감각이 무디다.
□날이 흐리면 특히 허리가 뻣뻣하고 다리가 시리고 아프다.
□바로 눕거나 엎드려 자기가 힘들다.
□단단한 방바닥 보다 푹신한 곳이 더 편하다.
□등과 허리가 앞으로 점점 굽는 것 같다.
[헬스조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