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0일 수요일

‘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 30~40대 파열 증가

‘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 30~40대 파열 증가


ㆍ흡연·음주·스트레스 등 원인

뇌동맥류 파열은 50~60세 이상 고령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질환이라고 알고 있지만 40대 이하에서도 상당수가 발견되고 있다.

최근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팀에 따르면 40대 이하 뇌동맥류 파열(지주막하출혈)이 34.4%로 30~40대의 뇌동맥류 파열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질환센터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팀이 최근 뇌동맥류 파열로 치료받은 환자 203명을 분석한 결과, 40대 이하가 68명(34.4%), 50대가 66명(33.2%), 60대 35명(18%), 70대 이상 33명(16.4%)으로 40대 이하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는 2001년 3월~2005년 2월, 4년간 추적 조사 통계인 40대 이하 52명(28.4%), 50대 59명(32.1%), 60대 48명(26.2%), 70대 이상 24명(13.3%)과 비교된다. 모든 뇌동맥류는 잠재적 파열의 위험을 가지고 있는데, 파열의 원인은 고혈압, 흡연, 알코올 남용, 약물남용, 스트레스 등으로, 최근 40대 이하의 젊은 연령층에서 고혈압 등 성인병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고 과도한 스트레스, 흡연 등이 증가하면서 젊은 층 뇌동맥류 파열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5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났던 뇌동맥류 파열이 30~40대에서 크게 늘어나게 된 이유로는 50대 이상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적고 지나치게 현재의 건강에 자만하는 경향이 있어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 관리에 소홀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갖가지 스트레스 속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뇌혈관 CT(CTA)나 뇌혈관 MRI(MRA) 등 뇌혈관의 이상 유무를 손쉽게 알 수 있는 검사를 받을 기회가 많아지면서 뇌동맥 꽈리가 파열되기 전에 진단되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신경외과 뇌동맥류클리닉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40대 뇌동맥류 파열 환자 중 고혈압이 있었던 환자는 56.4%에 이르렀지만, 이를 관리하기 위해 항고혈압제를 복용한 환자는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동맥류 파열은 뇌동맥의 일부가 얇은 주머니나 풍선꽈리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갑자기 터지는 질환이다. 터지기 전까진 대부분 증상이 없다. 그러나 터지면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듯한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파열된 뇌동맥류 환자 10명 중 2~3명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할 정도로 ‘초 응급 질환’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는 순간, 많은 환자들이 ‘머리에 천둥이 치는 것 같은 통증’이나 ‘머리가 터지는 듯한 통증’ 등 경험해보지 못했던 심한 두통과 구토를 호소한다. 갑자기 혈관에 혈류량이 증가하고, 파열로 인한 순간적인 뇌압력 상승과 이로 인한 뇌신경 손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이 낮은 겨울철이나, 겨우내 움츠리다 새봄을 맞아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초봄에 많이 나타난다.

고 교수는 “과거 가족 중에 뇌동맥류로 치료를 받았거나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나는 사람들은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갑작스럽게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게 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형순 헬스경향기자 soonhj@kyunght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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