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건강, 평소 혈압관리로 지킨다
고혈압 있으면 만성콩팥병 확률 2배 높아
소금섭취량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혈압이 높으면 콩팥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콩팥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뒤 온몸을 순환한 혈액을 걸러 그 안에 든 노폐물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기관이다. 이 콩팥에 문제가 생기면 거품이 나거나 색깔이 탁한 소변을 볼 수 있으며, 쉽게 피로해지거나 입맛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한신장학회는 “심하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비롯해 신장이식까지 필요한 만성콩팥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혈압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 혈압 높은 사람 21%가 콩팥 이상 만성콩팥병은 혈압이 정상보다 높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는 대한신장학회가 2007년 11월~2008년 1월 서울을 비롯해 전국 7개 대도시에 사는 35살 이상 남녀 2411명과 전국 280개 병원에서 투석 또는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4만43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고혈압성 만성콩팥병 실태조사’에서 나왔다. 이를 보면 정상 범위의 혈압을 가진 사람들에게서는 만성콩팥병이 9.3%에 불과한 반면 고혈압이 있으면 21.6%가 콩팥에 이상이 있었다. 특히 치료가 힘든 만성콩팥병 3기 이상 환자는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들보다 고혈압 환자에게서 3배 이상 많았다.
또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혈압이 정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정상 범위의 혈압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에는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32%가량이었지만,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들에서는 60%로 거의 2배가량 높았다. 특히 중증일수록 고혈압을 가진 환자들이 많아졌는데, 초기 만성콩팥병인 1~2기에는 54% 정도에서 고혈압이 있었지만 3기에는 60%, 4~5기에는 80%에서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콩팥과 혈압이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박정식(울산의대 신장내과 교수) 신장학회 이사장은 “높은 혈압으로 손상을 받는 대표적인 기관이 콩팥이고 반대로 콩팥이 망가져도 혈압을 정상보다 높인다”며 “심장병 못지않게 콩팥병 역시 고혈압과 관련이 많다”고 말했다.
■ 절반 망가져도 특별한 증상 없어 혈액 또는 복막 투석을 받게 되는 주된 이유는 당뇨 등에 의한 콩팥 합병증이다. 하지만 고혈압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신장학회의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혈액 또는 복막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들의 15% 이상은 적절히 관리되지 않는 고혈압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김영훈(인제의대 신장내과 교수) 신장학회 홍보이사는 “고혈압이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이를 조절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고, 또 이런 고혈압 때문에 콩팥 기능이 망가진다 해도 절반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해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에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간단한 소변 및 혈액 검사로도 만성콩팥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평소 고혈압 치료를 하는 의사와 상담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혈압 높다면 소금 섭취 줄여야 고혈압이 있다면 혈압을 관리할 때 무엇보다도 주의할 것이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다. 몸속으로 흡수된 소금은 몸속의 물을 혈관으로 끌어들여 혈액량이 많아지게 하고 또 혈관의 근육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기 때문이다. 이태원 경희대의대 신장내과 교수는 “일반 고혈압은 관리 목표가 높은 쪽이 140, 낮은 쪽이 90 미만이지만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이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혈압을 130/80 미만이 되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과 함께 적정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관리법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