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40대 남성이라면, 꼭 받아야 할 검진은?
얼마 전 병원을 찾은 40대 중반의 회사원인 김한영(47·가명)씨는 20년간 같이 일한 직장선배가 최근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큰 충격에 빠졌다. 요즘 경기 불황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특별한 증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더욱 안타까웠다.
선배 일을 겪고 나서 건강에 자신하던 김 씨는 혹시나 본인에게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닌가 걱정이 돼 검진을 받으려고 병원을 찾게 됐다.
◇뇌심혈관 질환 급증… 사전 관심만이 미연에 방지
최근 40대 남성들 사이에서 뇌심혈관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이미 40대는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지는 연령대인데다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 원인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인데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잦은 회식으로 인한 음주 및 흡연 등이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과도한 음식 섭취와 서구화된 식습관에 익숙한 반면 운동이나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러 요인과 경로를 통해 뇌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지만 사전에 관심을 가지고 이상 징후를 관찰하거나 검진을 통해 예방한다면 충분히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두통, 뇌신경계 질환 가능성
흔히 주변에 ‘머리가 깨질 거 같다’는 등 두통을 호소하는 40대 남성들이 많이 있는데 이는 뇌신경계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가끔 아파오는 편두통이거나 긴장성 두통일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만 심한 두통이 계속될 경우에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두통이 계속될 경우에는 뇌종양 또는 뇌졸중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 뇌졸중의 가장 대표적인 징후가 극심한 두통과 구토이기 때문이다. 이는 뇌 안에 종양이나 출혈이 생겨 뇌압이 높아진 경우 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몸이 한 쪽으로 쏠린다”… 병원 찾아 뇌졸중 체크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의 뇌졸중 발병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이들 40대 남성들의 40%는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40대에는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이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 팔이나 한쪽 다리만 마비증상이 온다거나 몸이 한 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든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외에도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느낌이 들거나 평형감각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면 뇌졸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뇌심혈관 질환, 가족력 있을 경우 집중 관리를
요즘에는 뇌심혈관 질환과 관련, 가족력이 있을 경우 각종 검사를 통해 사전에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건강관리를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뇌종양, 뇌졸중, 심혈관 질환 등의 경우에는 조부모 내에 가족력이 있을 경우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어지럼증만 느낀다고 해서 모두 집중관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사율이 높은 선천적 동맥류나 뇌졸중 같은 경우에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MRI 검사에서 뇌혈관이 막혀 있는 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돌연사’ 근본 원인은 스트레스+α
40대 ‘돌연사’의 근본원인을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한 가정의 가장을 잃는다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연사’의 경우 심장박동이 정지해 뇌조직의 기능이 소실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현상은 주로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련 질환에서 비롯된다. 이런 경우 주요 징후로는 두통, 어지럼증, 가슴통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증상이라면 진료가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건강검진’
뇌심혈관 질환 중에서 뇌동맥류 파열 때문에 생기는 지주막하 출혈은 치명적인 질환 중 하나다. 환자의 반 이상이 사망하고 살아남은 환자의 반이 장애가 남아 약 20~30%의 환자만이 온전한 몸으로 병원 문을 나설 수 있다.
지금은 MRI, CT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복잡한 검사를 하지 않아도 뇌혈관을 정확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인데 영상의학의 발전에 힘입어 머리 속에 숨어 있는 뇌동맥류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으므로 늦기 전에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진단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40세 이상의 남녀라면 1년에 한두 번은 정기적인 종합검진을 받아야 한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전인, 바로 지금이 건강검진을 실천에 옮겨야 할 때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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