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무좀과 이별하지 못하는 ‘간단’한 이유
이제는 정말 헤어지고 싶다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겨울 내 숨죽이고 있었던 무좀균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흔히 무좀을 불치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무좀을 탓하기 전 자신의 습관부터 점검해보았는가? 당신의 생활습관 속에서 지긋지긋한 무좀과 헤어지지 못하는 진짜 이유를 찾았다.
Reason 1. 내 무좀은 내가 진단한다?
무좀은 ‘백선’이라 하여 곰팡이균이 피부에 자라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무좀균은 피부에서 각질이 하얗게 벗겨지도록 만든다. 이 과정에서 곰팡이가 내뱉는 독소로 인해 울긋불긋 달아오르고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곰팡이가 좋아하는 곳은 따뜻하고 축축하고 영양이 풍부한 곳이다. 따라서 발바닥, 발가락, 발톱, 손톱, 옆구리, 사타구니 주변 등 살이 겹치는 신체 부위나 땀이 차고 각질이 많은 곳이라면 어디서든 생겨난다.
무좀의 원인은 크게 보면 곰팡이균이며 피부사상균과 칸디다라는 특수한 곰팡이로 구분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곰팡이가 무좀의 원인인지 알고 치료를 해야 치료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이가영 교수는 “발바닥 무좀의 원인은 피부사상균인 경우가 많으며 발톱무좀에서는 칸디다와 피부 사상균 모두가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어떤 균에 의해 무좀이 발생했는지 일반인들은 육안으로 구별하기 힘들다. 때문에 병원에서는 배양검사나 현미경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고 말했다.
보통 껍질이 벗겨지고 하얗게 일어나는 증상이 나타나면 무좀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증상만 비슷할 뿐 원인이 전혀 다를 수 있다. 구두 가죽에 뭍은 화학물질 때문에 접촉성 피부염이 생긴 것일 수도 있다. 겉으로 나타난 증상을 따지면 한포진, 자극성 접촉성 습진, 알레르기성 접촉성 습진, 건선 등과 구별하기 힘들다. 특히 사타구니 무좀을 가리키는 완선은 직장인, 수험생, 운전기사 등 주로 오랜 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경계가 뚜렷한 반달 모양의 붉은 반점이 생기다가 나중에는 갈색이나 검정색을 띠면서 번진다. 가려운 증세가 동반되기도 하며 습진으로 착각해 아무 연고나 바른다면 증상이 악화된다. 일반인이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Reason 2. 무좀과 동거동락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가영 교수는 “무좀 치료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무좀으로 의심되면 빨리 병원에 가서 초기에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손발톱에 나타나는 무좀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고 치료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주위로 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증상이 더 심해질 뿐 아니라 계속 방치해 두면 두꺼워진 발톱이 주위를 파고드는 등 2차 감염을 일으키기 쉽다. 더 진행되면 발톱이 노랗거나 파랗게 변색되고 발톱이 부셔져 다시는 자라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한 만성 무좀의 원인이 되며, 다른 피부 염증을 초래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Reason 3. 듣지도 보지도 못한 민간요법을 동원한다?
무좀박멸을 외치며 ‘빙초산이나 식초에 물을 타서 발을 담군다’ 혹은 ‘마늘을 방망이로 찧어 붙이면 가려움증이 줄어든다’는 민간요법을 따라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담뱃재나 정로환을 이용한다는 체험수기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을 무작정 따라한 뒤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빙초산이나 식초를 이용한 방법은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상처를 만들어 후에 2차 감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 더 심할 경우에는 괴사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담뱃재를 붙이는 행동 역시 피부에 자극만 줄 뿐 곰팡이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마늘의 경우도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을 줄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효과는 없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거의 대부분의 민간요법이 곰팡이 균을 죽이는 ‘살균’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이러한 재료들로 진피 속에 숨어 있는 곰팡이 균까지 없애는 일은 쉽지 않다.
Reason 4. 무좀약은 증상이 사라지면 바로 끊는다?
무좀균은 숨바꼭질의 귀재다. 자기에게 불리한 조건이 만들어지면 활동을 멈춘 채 피부 각질층 밑으로 숨어버린다. 그러다가 다시 활동하기 좋은 환경으로 돌아오면 활개를 친다. 그렇기 때문에 덥고 습기가 많은 여름보다 춥고 건조해 무좀균이 약해져 있는 겨울이 무좀치료의 적기라고 말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무좀치료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가영 교수는 “육안으로 볼 때 상태가 호전되어 보이더라도 4주 정도 바르는 약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똑같은 약이라고 할지라도 증상과 부위에 따라 다른 제형을 사용해야 더 큰 효과를 본다. 일반적인 족부 무좀은 크림이나 연고 형태가 많다. 그에 비해 손톱·발톱 무좀에는 매니큐어 타입이나 스프레이 타입을 주로 사용한다. 크림이나 연고보다 침투가 잘 되고 사용이 편리하지만 효과가 적어 완치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먹는 약도 있으나 위장장애나 간독성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처방한다. 최근에는 비교적 안전하고 부작용도 적은 약들이 많으므로 의사와 상의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바르는 액상 은 치료가 아주 간편하고 부작용이 없다. 손발톱과 피부를 동시에 치료해 주므로 효과 만점이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Reason 5. 체질부터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타고난 피부 체질이나 생활습관 역시 무좀 재발의 원인이므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평소 열이 많거나 피부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재감염의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특히 발가락이 벌어지지 않고 모아져 있는 발은 항상 밀폐되어 있어 고온 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지므로 더 위험하다. 몸을 시원하게 하고 땀이 피부에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사무실에서는 자리에 앉아있을 때 슬리퍼를 신거나 발가락 양말을 신는 것도 좋다.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맨발로 다니는 것을 삼간다. 각질과 함께 무좀균이 떨어져 나오므로 전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Box.
무좀과 싸우고 있는 당신을 위한 생활수칙
1. 발을 깨끗이 씻은 후 잘 말린다. 필요하면 파우더나 땀띠분을 발라 건조시킨다.
2. 발바닥 각질층에 남아 있는 땀의 소금기를 없애기 위해 5분쯤 물에 담갔다 비누칠을 한다.
3. 땀을 잘 흡수하는 면양말을 신고 땀에 젖은 양말은 빨리 바꿔 신는다.
4. 신발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벗어둔다.
5. 무좀약은 가급적 얇게 고루 문질러주는 것이 약의 침투력을 높여준다.
6. 약과 외용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른다.
월간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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