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0일 수요일

'돈 안드는 보약' 걷기… 하루 6000보면 건강同行!

'돈 안드는 보약' 걷기… 하루 6000보면 건강同行!


걷기는 고혈압과 당뇨병 등 각종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고 살을 빼는 데에도 아주 좋은 운동이다. 운동 전문가들은 하루 6,000보(4.8km)를 걸어야 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걷기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좋은 선물이다. 가장 좋은 치료약이면서 아무런 부작용이 없고 어린이에서 고령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매일 꾸준히 한다면 달리기와 맞먹는 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운동 시간과 공간이 부족한 도시인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이기도 하다. 각종 질병 예방의 최고 보약인 걷기를 오늘부터 실천하면 어떨까.

■ 건강과 미용, 두 마리 토끼 잡기

걷기를 하면 각종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거나 바로 잡는 데 효과가 크다. 지방세포를 없애 고지혈증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을 정상 수치로 되돌리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혈압을 낮춰준다. 근육과 뼈를 강화해 70대에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30% 이상 낮아진다.

비만과 지방간 예방에도 좋다. 척추 질환으로 인한 허리통증과 어깨 결림 등을 완화하고, 뇌에 적당한 자극을 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울증 등 각종 정신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걷기만 열심히 해도 대장암과 유방암 예방의 효과가 높다"며 "남자는 30%, 여자는 40% 정도 대장암 발병이 준다"고 말했다. 하루 6,000보(4.8㎞)를 걸으면 사망률이 낮아지고 심장병 발생도 줄고,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등 여러 생활습관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바른자세로 걸으면 척추가 곧게 펴지며 자세가 예뻐진다. 지방이 떨어져나가고 근육이 알맞게 붙어 몸매와 옷맵시도 좋아진다.

운동을 하면 다리가 굵어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걷기 운동으로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근육이 이완ㆍ수축하는 효과로 인해 다리가 가늘어진다. 마라토너 가운데 다리가 굵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 좋은 예다.

■ 어떻게 걸을까

보통 걸음걸이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을 빼면 되고(60~70㎝), 속도는 1시간에 4㎞ 정도다. 1분에 100m(1시간에 6㎞) 정도 속도는 빠른 걷기에 해당하는데 20분(2㎞) 정도 걸으면 100㎉를 소비할 수 있으며 운동효과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할 경우 하루 1시간 정도 걸으면 300㎉, 1주일이면 2,100~3,000㎉를 소비해 0.45㎏을 감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발가락을 펴기에 여유가 있고, 발등 부위가 잘 구부러지는 편안하고 가벼운 신발을 신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는 "걷기 운동은 허리를 곧게 펴고 머리를 세운 자세를 유지하면서 팔에 무리한 힘을 주지 않고 크게 흔들면 된다"고 말했다.

시선은 5~6m 전방을 두고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은 자세다.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시간과 일수, 속도를 점점 늘려 45분 이상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반드시 5분 정도 준비운동과 정리체조를 해야 한다.

걷기 운동을 출ㆍ퇴근 시 시작하고, 휴일에는 공원이나 산에서 맑은 공기를 호흡하면서 운동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3~4시간의 산행도 힘들지 않고 즐겁게 된다.

■ 파워, 노르딕, 마사이 워킹 따라잡기

일반적인 걷기 외에도 근력 강화와 칼로리 소모 등 운동 효과를 높이는 다양한 걷기 방법이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파워 워킹. 허리를 세운 채 팔을 힘차게 젓고 시속 6~8㎞의 빠른 속도로 걸으면 보통 걷기보다 칼로리를 훨씬 많이 소비한다.

달리기와 걷기의 장점을 합친 운동인 셈이다.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대고 발바닥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발을 뗄 때는 발가락 끝으로 땅을 찍듯이 밀고 나간다.

다리는 양 무릎을 일자로 거의 스칠 정도로 이동하고, 팔꿈치는 'L'자나 'V'자 형태로 힘차게 흔들어야 한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복부와 팔뚝, 허벅지 부위의 군살을 빼는데 효과적이어서 중년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노르딕 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엑서스트라이딩', '폴 워킹'이라고도 한다. 핀란드 등 유럽과 미국에서 보편화한 걸음걸이법으로 양손에 스키 폴대처럼 생긴 막대를 짚고 걷는다. 손에 막대를 짚고 걸으므로 두 발로만 걸을 때보다 체중이 분산돼 더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고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일반 걷기가 신체 근육의 70% 정도를 사용하는 반면 노르딕 워킹은 95%를 동원하므로 그만큼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 엉덩이와 무릎 등에 가해지는 체중 부담이 적어 관절이나 허리가 약한 사람에게 특히 좋고, 뱃살 빼기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마사이 워킹은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족의 걸음걸이를 흉내내 만든 걸음법이다. 발바닥에 걸리는 체중을 발뒤꿈, 발 외측, 새끼발가락, 엄지발가락 순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데 중점을 둔 걷기 방법이다. 몸의 뒤쪽 근육과 복근을 더 많이 사용하게 돼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다.

이런 걸음이 쉽게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신발도 나와 있지만 이 신발에 익숙하지 않고 근쩜?떨어지는 사람은 자칫 부상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이창형 교수는 "병원에서도 발바닥에 궤양이 있거나 굳은살이 있으면 체중을 효율적으로 분산하도록 마사이 워킹 신발과 비슷한 원리의 '라커바텀 슈즈'를 처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정상 범주의 걸음에 정확한 처방 없이 이런 교정을 하면 없던 문제가 생기거나 기존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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