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안 말라도 물은 드세요
땀을 흘릴 일이 별로 없는 겨울은 물 마실 기회 역시 줄어든다. 우리 몸이 만성적인 가뭄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체내 수분은 고갈된다. 갓난 아기 체중의 80%가 물이라면 성인 남성은 60%, 여성은 55%, 노인은 50% 수준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것은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혈액의 농축을 감지하는 뇌 시상하부의 센서가 노화되기 때문이다.
체내에서 물의 역할은 지구에서 물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수가 상수도를 통해 가정마다 공급되듯, 체내 수분은 혈관을 타고 세포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한다. 또 물이 하수구로 빠져나가며 환경지킴이 역할을 하듯, 체내에서 체외로 배출되며 노폐물을 가지고 나간다.
지구온난화로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이 물 부족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체온이 올라갈 때 체내 수분이 없다면 탈수로 생명활동이 위험해진다.
물은 모든 세포를 싱싱하게 보존해 젊음을 유지하게 할 뿐 아니라 혈액과 림프액, 호르몬, 침을 만들고 배변을 촉진한다. 물 그 자체가 생명인 것이다.
따라서 물 기근에 시달리는 겨울철 첫째 건강 수칙은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먹는 습관을 가지라는 뜻. 그렇다면 하루에 얼마나 마셔야 할까.
하루에 소모되는 체내 수분은 3L 정도. 대략 소변으로 절반, 땀과 호흡으로 1L를 배출하고, 변·눈물·체액·침 등 느끼지 못하는 수분 배출도 0.5L나 된다.
이중 우리는 식사를 통해 1.5L를 섭취하고, 체내에서 재흡수되는 양이 0.2L가 된다. 따라서 최소 1.3L는 의식적으로 마셔줘야 한다.
둘째는 마신 물을 잘 활용해야 한다.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을 활발하게 가동시켜 물이 체내에서 원활하게 순환토록 해 몸의 모든 대사를 증폭시켜야 한다.
그것이 운동이다. 겨울철 운동은 심폐기능과 근력 강화의 목적도 있지만 이렇게 체내의 순환 펌프를 자극하기 위해 필요하다.
운동을 하면 땀이 나고, 이를 보충함으로써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걸쭉한 혈액은 신선한 물로 채워져 혈관을 유려하게 흐른다. 마치 수량이 풍부한 푸른 한강처럼 말이다.
운동을 할 때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먹어 준다. 특히 고혈압·당뇨병·심장병 등 성인병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는 운동 전과 도중에 0.4∼0.6L의 수분 섭취를 권한다. 또 운동이 끝난 뒤에도 0.6∼1L(1시간 운동 기준)의 물을 마시도록 권장한다. 다소 많은 양이지만 이 정도 수분 섭취가 운동 과정의 스포츠 손상을 예방하고, 체온 상승을 막아주며, 운동 수행능력을 높여준다.
물은 조금씩 나눠 먹는 게 효율적이다. 특히 운동을 할 때는 위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중량 또는 거친 운동을 할 때는 물을 한꺼번에 들이켜지 말고, 반 컵 정도(0.1L)씩 마신다. 물의 온도는 4∼10도가 적당하다. 스포츠 음료도 무방하다. 땀을 많이 흘리면 염분이나 미량의 칼륨 등 전해질도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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