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척추염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척추와 천장관절(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부분)을 침범하여 등과 허리의 통증과 뻣뻣함을 유발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어느 정도 유전적 경향이 존재하며, 최근에는 HLA-B27이라는 유전자와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발생하는 것은 아니어서 다른 요인들이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사춘기 후반 이후, 젊은 남자에서 많이 나타나고 45세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성의 발생률은 남성의 1/3에 불과하며 경과가 느리게 진행된다.
쉬면 증상 더 심해져
증상은 초기에는 허리와 고관절의 통증과 뻣뻣함이 대개 수주나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일반적인 요통과는 달리, 쉬고 나면 증상이 더 심해져 한밤중에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경우가 종종 있는 반면 움직이거나 운동을 하면 좋아진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통증과 뻣뻣함이 등 혹은 목까지 진행하며, 심한 경우에는 염증에 의해 척추와 천장관절 등이 하나로 붙어 버려 유연성이 소실되어 허리와 등을 펼 수 없게 되기도 한다.
갈비뼈 관절을 침범하면 호흡 시 가슴의 확장운동이 어려워져 호흡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관절염 이외의 증상으로는 발열, 식욕감퇴, 피로감 등의 전신증상과 폐, 심장, 눈 등의 다른 장기에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진단은 특징적인 증상과 방사선 소견으로 이루어진다. 흔히 퇴행성관절염이나 디스크와는 달리 염증에 의한 요통은 젊은 나이에 시작되며 주로 아침에 뻣뻣함과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또한 X-선 검사 소견상 천장관절의 염증소견이 확인되면 강직성척추염을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과 방사선 소견만으로 확진이 어려울 경우에는 골스캔을 하거나 피검사로 HLA-B27 유전자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바른 자세가 중요
치료는 통증과 뻣뻣함을 감소시키고 변형을 예방하여 최대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있다. 우선 바른 자세를 유지하여 관절이 이상한 모양으로 굳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앉거나 서있을 때 허리와 등을 곧바로 펴고 베게 없이 엎드려 자거나 얇은 베개를 사용한다. 또는 수건을 말아 목 밑을 받치고, 다리를 가능한 한 쭉 뻗고 잘 것을 권한다. 푹신한 침구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직장생활에 특별한 제약은 없으나 가능한 작업대를 높여 구부리는 자세를 피하고 자주 자세를 바꿔야 한다. 간단한 운동 방법은 매일 아침이나 저녁에 딱딱한 마루에 20분씩 엎드려 있는 것과 자주 심호흡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은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는 것이 좋으며 에어로빅, 수영 등은 허리, 등을 유연하게 해주며 다른 관절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격투기 같이 신체접촉이 많은 운동은 관절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골프도 등을 구부린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좋은 운동이 되지 못한다.
뻣뻣함과 통증이 심해서 운동이 어렵다면 따뜻한 목욕이나 샤워로 몸을 풀어 주는 것도 좋다. 또한 갈비뼈 관절이 침범되면 호흡운동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폐 기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담배는 필히 끊어야 한다. 약물치료로는 완치를 기대할 수 없지만 통증과 뻣뻣함을 감소시켜 운동과 자세 유지에 도움이 된다.
강직성척추염일 경우 수술적 치료는 정면을 바로 주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척추가 휘어져 버린 경우나 관절의 유합과 변형으로 장애가 심한 경우 교정을 위해 시도된다.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임신은 대부분 산모나 아기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약물은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임신이 된 경우에는 반드시 담당의사와 의논해야 한다.
대부분의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은 큰 제약 없이 자기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척추가 굳어지더라도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으며 심한 장애나 불구가 되는 경우는 100명 중 1명 이하이며 이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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