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일 수요일

준비운동 안하면 `악! 내 허리`

준비운동 안하면 `악! 내 허리`


스키는 '타는 법'보다 '잘 넘어지는 법'부터 배우라는 말이 있다. 설원 위를 내달리는 짜릿함만큼 부상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근육이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져 가벼운 충돌이나 낙상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의들은 "허리 부상은 스키장 부상 중에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심각한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힘찬병원 척추센터 장종호 과장의 도움말로 스키장에서 입을 수 있는 허리 부상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 유연성 떨어져 부상 위험

평균적으로 스키나 스노보드 이용자 1000명 가운데 부상자는 5~6명, 그 중 허리 부상은 3~4% 정도다. 초보자나 일반인보다는 스키 점프 등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는 상급자들에게 허리 부상이 흔하다.

가장 빈번한 부상은 염좌 및 급성요통이다. 평소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갑자기 스키를 타다 급성요통이 발생하곤 한다. 스키장에선 기온이 낮기 때문에 관절 및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부상이 커질 수 있다. 경직된 관절은 유연성이 떨어져 같은 충격에도 더 큰 손상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은 충격에도 근육이 놀라게 된다. 스키장에 다녀온 다음날 허리가 쑤시고 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급성요통이나 염좌는 며칠 잘 쉬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스노보더, 점퍼골절 주의

스릴을 즐기려다 허리 디스크나 척추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한다. 스키보다 스노보드를 타다 다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디스크 증상이 없는데 스키장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후 심한 허리 통증이 나타나고 엉덩이 쪽으로 통증이 점점 내려온다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허리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서 섬유륜이 손상돼 디스크가 터져나올 수 있다.

옆사람과 심하게 부딪치거나 스키점프를 하다 바닥으로 추락한 후 통증이 심해지면 척추 골절 가능성이 있다. 스노보드는 옆으로 넘어지는 스키와 달리 수직 방향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엉덩이 뼈와 허리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예가 많다. 넘어질 때의 충격이 그대로 엉덩이와 척추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점퍼 골절'이란 용어가 있을 정도다. 척추 골절은 심하면 하반신 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스트레칭으로 예방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기 전 준비운동을 길게 해 관절을 충분히 풀어준다. 10분 이상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근육을 유연하게 하고 몸이 어느 정도 더워진 후에 스키장으로 나가는 게 좋다. 또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야 한다. 스키장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자기 수준보다 높은 슬로프를 이용하다 다친다는 통계도 있다.

넘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스노보드를 타다 균형을 잃었을 때나 서고 싶을 때 손으로 땅을 짚는 대신 다리를 들고 몸통 전체를 이용해 땅에 미끄러지듯 넘어지는 것이 좋다. 앞으로 넘어질 때에는 배와 가슴을 땅에 대고, 뒤로 넘어질 때에는 등을 대고 미끄러지면서 속도를 줄이도록 한다. 뒤로 넘어질 때 엉덩이 패드를 사용해야 척추에 무리가 없다.

장 과장은 "추운 날씨에 오래 노출돼 있다보면 근육과 관절이 많이 수축돼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며 "특히 척추 골절을 입은 경우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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