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관련 질환
기둥이 흔들리면 집이 무너지듯 사람 또한 척추가 부러지면 목숨을 잃게 된다. 기둥이 무너지기까지 구조물은 많은 경고 메시지를 보내지만 안전 불감증에 젖은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다 대형사고를 초래한다. 인체의 척추도 마찬가지. 허리가 아프고 엉덩이와 다리가 땅겨도 잠시 지나가는 증상으로 무시하다 결국 되돌릴 수 없는 화를 당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척추에는 사지로 가는 신경이 들어 있는 까닭에 이곳에 큰 이상이 생기면 온몸이 마비되기 일쑤다.
척추와 관련된 각종 질환은 현재 MRI, CT 같은 최첨단 진단 장비로 정확한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고, 그 질환의 종류 및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이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만큼 회복속도도 빨라졌다. 치료 후 일상생활에 즉시 복귀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한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책상이 사라질 것 같은 중압감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은 척추 전문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 그중에는 척추에 일부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도 아픈 다리를 끌고 일하는 사람도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업체에 이사로 근무하는 이상득(53·가명)씨도 그런 경우. 이씨는 15년 전부터 허리가 조금씩 아파왔지만 병원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증상이 있을 때마다 파스를 바르고 이를 지나쳤다. 그냥 바쁜 일상 탓이려니 했던 것. 하지만 3개월 전부터 다리에 힘이 없고 무릎에서도 통증이 느껴졌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이씨는 그때서야 병원을 찾았다.
비수술적 치료가 먼저
그가 찾은 병원은 인천의 척추치료 병원인 전병원이었다. 진단명은 척추관협착증. 나이가 들면서 퇴화된 척추관(신경이 통과하는 관)이 사지로 가는 신경을 눌러 다리를 마비 일보 직전의 상태로 만들어놓았던 것이다. 다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지만 정작 문제가 있는 곳은 척추였다.
이씨는 직장생활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에 위협감까지 느꼈지만 의외로 수술은 간단했다.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굵어진 척추뼈를 제거한 이씨는 2주 후 회사에 복귀할 수 있었다. 수술 직후부터 화장실을 다닐 수 있었고, 다음 날 퇴원해 통원치료를 받은 그는 정식 출근 전에도 집에서 틈틈이 회사 일을 할 수 있었다.
전병원은 인천에서 약 18년간 척추 전문병원으로 이름을 알려온 곳. 그동안 척추와 관련돼 30여만명의 환자가 이곳에서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 전 병원은 질환별로 특화된 클리닉 운영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척추디스크센터는 물론, 관절센터 등 전문화된 클리닉이 병원 내에 분화돼 있으며 이곳에는 첨단과학을 이용한 진단 및 치료 기기가 비치돼 있다.
하지만 인천 전병원의 전영훈 원장은 “우리 병원이 최첨단 수술기법과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최고의 시설과 수술 기술이 아니라 진정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과 배려”라고 말한다. 그는 “수많은 환자가 척추수술의 권위자라며 전병원을 찾지만 정작 우리는 수술하지 않고 고치는 길을 먼저 생각한다. 수술은 그야말로 불가피할 때에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즉, 척추질환의 치료에 있어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비(非)수술적 치료라는 이야기. 전병원 척추센터가 무중력 디스크 감압치료기, 척추 근력 측정 및 강화 시스템( DAVID 시스템), 체외충격파치료기(ESWT), 최첨단 레이저 치료기 같은 비수술적 첨단 치료기기를 갖춘 비수술적 척추센터를 따로 개설하고 척추수술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미세현미경 수술’이 대세
그러나 거꾸로 비수술적 치료만 고집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은 더 문제다. 전 원장은 “불가피하게 수술치료를 선택할 때는 증상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최소 침습(상처)적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며 “피부 절개부위가 크고 근육 손상, 다량의 출혈 등의 문제점을 차단할 수 있는 수술방법을 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병원에서 사용하는 최소 침습적 수술법으로는 수핵 성형술,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현미경 또는 확대경을 이용한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 등이 있는데 전영훈 원장은 근래에는 주로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을 시술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직접 눈으로 보고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디스크 질환에 적용될 수 있고 수술 후 결과가 가장 좋아 척추 질환으로 고생하는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현재까지 일반인이 알고 있는 디스크 수술은 피부를 크게 절개한 후 문제가 생긴 척추 부위를 바로잡는 척추 후궁 절제술이나 수핵 제거술.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수술법은 디스크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 수술 후 여러 가지 후유증이 올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허리근육 약화에 의한 만성 요통, 신경근 유착에 의한 하지 감각 이상 및 통증, 출혈과 수혈에 따른 합병증, 큰 흉터 등…. 일반 환자에게 ‘디스크 수술은 하면 안 된다’는 그릇된 고정관념을 심어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반면,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은 이런 전통적 수술법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디스크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유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2cm정도의 절개 창으로 들어간 수술 현미경을 통해 척추엔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이상이 생긴 디스크만을 선택적으로 정확히 제거한다. 기존 수술과는 달리 절개부위가 작고 척추 뒤 뼈를 조금만 제거하기 때문에 근육과 혈관이 손상될 위험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이 수술법의 장점은 첫째, 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절개창이 작아 환자에게 정신적으로 자신감을 주고, 근육이나 인대 및 척추관절의 손상을 최소로 줄임으로써 수술 후 통증이 없다는 것. 특히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 당일 걸어서 화장실을 다닐 수 있으며 수술 1~2일 후 퇴원해 통원치료를 할 수 있다. 그 2주 후부터는 직장에 복귀할 수 있으며 더 이상의 외래 통원이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째는 정밀한 현미경 또는 루페(확대경)를 사용해 수술 시야를 극대화하므로 디스크 제거시 신경과 신경을 보호하는 지방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는 수술 후 신경근의 유착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추간판 탈출(허리 디스크)증 외에 척추관협착증이 동반된 경우도 동일한 작은 절개 창을 통해 신경관의 확장 수술이 가능하며 절개의 최소화로 수술 중 혈액의 공급이 필요 없어 수혈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전 원장은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은 95% 이상의 수술 성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척추 질환으로 고생하면서도 수술에 대한 공포감이나 수술 후 합병증 때문에, 또는 수술 후 긴 회복 기간 등 복합적인 문제로 수술을 기피했던 환자들에게 적극 권유할 만한 수술”이라고 설명한다.
회복 빠른 ‘내시경 수술’
미세현미경 수술보다 수술시 절개부위가 더 작은 수술도 있다. 내시경 레이저디스크 수술이 바로 그것. 피부에 불과 7mm 정도 구멍을 낸 후 내시경을 그곳으로 넣어 몸속을 들여다보면서 미세특수기구를 이용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튀어나온(탈출된) 디스크의 수핵을 제거하고 레이저로 태운다. 내시경 수술은 시술이 간단해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도 가능하다.
수술시간은 30분 정도. 절개부위가 무척 작아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게 특장점이다. 보통 시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토요일에 치료받고 주말에 쉰 후 다음 주에 출근이 가능해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호응이 높다. 이 수술법은 추간판 탈출(허리 디스크) 환자의 경우 90%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미세현미경 디스크 수술에 비하여 좀더 최소 침습적이긴 하지만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수술 후 성공률이 조금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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