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7일 월요일

지긋지긋한 관절염, 나이탓 아니다

지긋지긋한 관절염, 나이탓 아니다


심한 무릎 통증으로 얼마 전 병원을 찾은 65세 이순임씨. 검사 결과 이순임씨의 무릎 관절은 이미 다 닳아 없어진 상태였다.

40대 후반부터 시작된 무릎 통증을 ‘그저 나이들면 다 아픈 법’이라며 지나쳐 온 것이 문제였다.

지긋지긋한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염, 퇴행성관절염은 그저 나이 탓이기만 할까?

비만과 운동 부족, 하이힐까지 우리의 무릎 관절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생활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관절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다시 재생시키기도 어려운 질환인 만큼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무릎 관절을 누르는 몸무게

관절척추전문 세란병원 정형외과 궁윤배 과장은 "40세 이후부터 관절연골에 마모가 시작되고 65세 이상이 되면 85%가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 받는다"며 "흔히 환자들은 관절염 통증을 ‘뼛속까지 시리고 아픈 고통’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통증과 함께 활동이 자유롭지 않아 정상적인 노년생활이 불가능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관절염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지만 통계 발표에 따르면 몸무게 역시 관절염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폰테인 박사가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노인들의 관절염 위험은 저체중인 경우 12% 정도지만 비만인 경우 6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량이 감소하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따라서 비만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관절염 역시 악화되기 마련이다.

물론 나이에 상관없이 살이 찌면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연골마모가 급속도로 진행되게 된다.

몸무게 늘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4~7배 가량 높아진다고 한다. 몸무게 5kg이 늘어나면 평지에 걸을 때는 20kg, 계단을 걸을 때는 35kg의 무게가 추가되어 무릎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궁윤배 과장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운동량이 감소하고 이는 곧 기초 대사량의 감소로 비만으로 이어지며, 이런 과체중은 약해진 관절을 압박해 통증을 더 증가시키게 되는 것이다”고 말한다.

통증이 심하다는 이유로 점점 더 운동량이 줄다보면 비만이 더 심해지고 이는 곧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지는 악순환을 겪게 되는 것이다.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무엇보다도 비만을 경계하고 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늘어지는 뱃살로 망가지는 것은 몸매뿐이 아니라는 것도 명심하자. 육중한 몸을 지탱하기에는 관절은 이미 너무도 늙고 지쳤다.

◇운동부족으로 약해진 근육

꾸준한 운동과 체중 관리는 관절염 예방에 제1덕목으로 꼽힌다. 물론 평소에 안하던 운동을 갑자기 과도하게 하다가 근육통은 물론이고 관절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중증의 관절염 환자들에게 운동은 그림의 떡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통증으로 일상생활도 제대로 못 하는데 운동은 꿈도 못 꿀 일이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자주 쓰지 않은 기계가 녹슬 듯 우리 관절도 아프다고 그냥 두면 점점 기능을 잃고 만다. 따라서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일수록 꾸준한 운동은 필수이다.

관절 주위의 근육이나 뼈가 점점 약해지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지고 그 기능 역시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꾸준한 운동을 통해 관절 주위의 근육들이 단련시켜 약해진 관절을 더 이상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고,관절의 강직이나 변형을 예방해야 한다.

궁 과장은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 때문에 운동을 줄이면 관절을 감싸는 근육들이 점점 더 약해져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하고 관절 손상도 커진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다 운동은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 역시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관절과 근육이 튼튼해지면 자연스럽게 통증이 줄어들게 되고, 운동을 할 때 뇌에서 분비되는 엔돌핀이라는 물질이 천연마취제 역할을 해서 통증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중 조절을 하면 무릎이나 고관절에 가는 부담이 줄어들어 관절염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걷기나 수영, 물속에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이 효과적인데 주 3~4회, 하루 30분 정도 하는 것이 적당하다.

특히 운동은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켜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체중을 감소시켜 관절에 주는 무리를 줄여줄 수 있다.단, 운동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고 통증이 생기면 즉시 중단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 = 생활습관병

바닥에 앉아 일하기=좌식 생활에 익숙한 우리나라 주부들은 유난히 바닥에서 하는 일이 많다. 명절이나 제사 음식을 준비할 때면 으레 바닥에 앉아 음식을 만든다.

일상적인 가정 생활에서도 역시 바닥에 쪼그려 앉아 일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구부정한 자세로 무릎은 굽힌 상태를 오랫동안 지속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가게 된다.

가능한 일감을 식탁에 놓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일을 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 앉게 된다면 방석 등을 놓고 앉거나 등을 벽에 대고 앉는 등 쪼그려 앉지 않도록 한다.

10분에 한번씩은 다리의 위치를 바꾸는 등 자세를 바꾸고, 30분에 한번은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싱크대에 서서 설거지를 할 때도 그냥 서서 하는 것보다 약 20㎝ 정도 높이의 물건을 두고 번갈아 가며 한 다리씩 올려놓고 일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일 수 있어 부담이 적어진다.

세탁기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손 빨래 만큼은 못하다고 생각하는 주부들. 세탁실에 쪼그려 앉아 빨래를 하기 일쑤이다.

하지만 손빨래를 할 때에도 쪼그려 앉지 말고 허리 높이의 세면대에서 허리를 펴고 손빨래를 하거나, 바닥에서 할 때는 간이 의자에 앉아 무릎을 쭉 편 상태에서 다리를 벌리고 가운데에 빨랫감을 두고 세탁하는 것이 좋다.

외국 여성들에 비해 우리나라에 유난히 무릎 관절염 환자가 많은 이유는 주부들의 무릎을 구부리고 일하는 습관 때문이다.

보통 무릎이 130도 이상 심하게 구부러지면 무릎 앞쪽 관절에 체중의 7~8배에 달하는 무게가 실린다고 한다.

우리나라 주부들의 경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엎드려 온 집안을 물걸레질하는 형편이니 무릎이 성할 날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관절건강을 위해서라면 엎드려서 걸레질을 하기보다는 봉이 있는 대걸레를 이용해 서서 닦는 것이 좋겠다.

◇무릎이 아파 올 땐 운동을 하자

관절염 초기에는 관절 기능이 어느정도 가능하여 일상적인 생활이 모두 가능하다. 물론 무릎이 붓고 만지면 아프긴 하지만 움직임에 심한 장애를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초기 무릎 관절염 환자들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도 여러 운동이 모두 가능하다.

다만 이런 경우의 환자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 간단한 걷기기 할 때에도 맨손체조와 같은 준비운동으로 체온을 적절히 상승 시킨 다음 걷는 것이 좋다.

갑작스런 운동에 따른 관절의 무리를 줄여 주기 위해서다.

준비운동시간은 약 5∼10분이 적당. 정지한 상태에서 힘을 가하는 동작인 스트레칭을 허리, 무릎, 다리, 발목, 어깨, 팔, 손, 등의 순으로 한 동작을 약 15초∼30초 정도 해 준 후 본격적인 걷기를 시작하면 한결 부드럽다.

걷을 때는 등줄기와 허리는 똑바로 펴고 배 근육을 등쪽으로 당기면서 보폭은 넓게, 착지 땐 발뒤꿈치부터 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또한 팔은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게 하고 발 앞꿈치 쪽으로 중심을 옮겨 주는 것이 무릎에 무리를 가장 무리를 주지 않고 걷는 방법.

초기 환자의 경우에는 한번 걸을 때 약 30분 이상, 거리는 3km 내외정도를 일주일에 3~4회 정도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운동 후 통증이 심해진다든지 무릎이 붓는다면 일단 걷기를 중단해야 한다.

통증이 완화 되면 걷는 시간은 유지하되 속도와 거리를 줄여 조절해 운동 강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2시간 내외의 낮은 강도의 등산을 하는 것도 관절을 보호하고 근육의 강도를 높여 주는 데 도움이 된다.

중기에는 한 가지 이상의 관절 통증 또는 근육과 관절이 굳어지는 현상은 있으나 정상적인 기능이 유지되는 환자는 보통 초기 후반에서 중기 초의 환자들이라 할 수 있다.

이 환자들의 경우에는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이다.

증세가 완화되고 있는 환자의 경우라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걷기 운동을 실시해도 부담이 없다. 걸을 때는 비교적 부드러운 흙에서 걷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다.

또한 관절의 무리를 덜 주면서 다리 근육 전체를 고루게 발달 시킬 수 있는 뒤로걷기 적절한 운동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관절이나 근육에 염증이 생겨 부하를 주면 통증이 느껴지는 환자들은 수중걷기가 적당하다.

수중걷기는 관절염 환자들에게 있어 체중 부하로 인한 통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운동. 역시 5~10분 정도의 준비운동 후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수중에서 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의 깊이. 목 높이까지 오는 물은 체중의 10%가 부하되며, 가슴 높이의 물은 체중의 25%가 부하된다.

너무 깊으면 중심을 잡기가 어렵고, 너무 얕은 물일 경우에는 수중운동의 효과가 없으므로, 가슴 높이 정도의 물에서 걷는 것이 가장 좋다.

일주일에 3~5회 시간은 30분에서 60분 정도로 해서 차츰 늘려가는 것이 안정적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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